맹렬한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업계가 첨단 공정기술의 잣대인 0.18㎛의 벽을 넘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입수한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의 `중국 신규반도체 투자현황' 등에 따르면 최근 8인치 웨이퍼 생산시대를 연 중국 주요반도체 기업10여개중 0.18㎛보다 2∼3단계 뒤진 0.25㎛ 미세회로 공정기술을 적용한 시생산에착수했거나 시생산을 앞둔 업체는 단 3곳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대만의 합작업체인 SMIC, 중국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아들과 대만 포모사그룹 회장 아들이 합작한 GSMC, 모토로라 중국법인 등이 그들로 이들은 중국 반도체업계의 간판주자들로 꼽힌다. 또 중국 화홍그룹과 일본 NEC가 합작한 상하이 화홍NEC는 현재 0.35㎛에서 0.25㎛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중이며 베이징 華夏와 상하이 先進은 2∼3년후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밖에 베이징(北京) 迅劍, 항저우(杭州) 士蘭, 청두(成都) 國騰은 6인치 웨이퍼에 0.35∼0.6㎛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이닉스[00660]반도체 설비에 관심을 보인 쇼유강(首鋼)전자도 0.5∼3㎛에 그치고 있다. 미세회로 선폭은 칩 사이즈를 얼마나 세밀하게 만들어 수율(收率)을 높이느냐를결정하는 잣대로 중국이 이제 막 시생산에 들어간 0.25㎛은 0.18㎛보다 2∼3단계 뒤떨어진 수준이라는게 협회측의 설명. 업계 관계자는 "95년 반도체산업에 본격적으로 손을 댄 중국이 5년여만에 8인치웨이퍼에 0.25㎛단계까지 진입한 것은 괄목할만한 성장이지만 아직까지 로직IC 등일부 비메모리 분야에만 가능한 기술"이라며 "현단계에서 메모리사업을 본격화하려면 0.18㎛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은 미국과 일본 등의 해외합작선을 통해 0.18㎛ 공정기술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나 `바세나르(Wassenaar)' 협정이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바세나르 협정은 전략물자나 기술이 분쟁지역이나 테러지원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96년 미국과 일본 등 30개국 사이에 체결된 제도로 미국과 일본은 0. 25㎛ 이하의 공정기술 이전에 반대입장을 표하고 있다. 최근 쇼유강전자 등이 하이닉스[00660]반도체쪽으로 집중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우리나라 정부도 바세나르 협정에 가입해 있지만 구체적인 품목에 대한 제한규정이 없는 만큼 독자적 판단에 따라 가급적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0.25㎛ 이하의 공정기술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원자재 수입면세와 소득세 감면 등으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어 0.18㎛으로의 이행은 시간문제"라며 "이미 0.15㎛까지 진입한 국내 업체로서는 다각도로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산업자원부 이석영 차관보를 단장으로 관련업체 29개사 대표로 구성된 `한.중 반도체산업협력단'에 참여, 지난달 30일부터 4일간 베이징의 쇼우강전자와 상하이 화홍NEC 등을 견학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