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은 1970년대 말 덩샤오핑이 개혁정책을 취할 무렵만 해도 약 80%의 인구가 하루 1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야 하는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제 중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나라이며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가 결정되던 날 장쩌민 주석은 "천지가 개벽한 중국의 변화를 세계에 증명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상하이를 방문하고는 "천지개벽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차이나 쇼크가 일고 있다. 중국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본질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중국의 질 좋고 값싼 인적 자원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는 경우다. 그런데 중국의 인적 자원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원래 중국 근로자는 질이 좋고 임금도 싸다.오히려 오늘날에는 임금이 많이 상승하고 있는 형편이다. 둘째,중국의 큰 땅과 풍부한 자원 등을 얘기하는 경우다. 이것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옛날에도 중국 땅은 컸었고,자원도 풍부했다. 셋째,중국의 내수시장에 13억의 인구가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 역시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중국에는 원래 이 정도 사람이 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이 많아도 개인소득이 별로면 큰 구매력을 형성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한다면 하는 중국정부',다시 말해서 중국 정치지도자들의 강력한 리더십을 꼽는다. 이것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중국의 과거체제에서는 정부가 더욱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 경쟁력의 근본적인 원천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오늘날 중국에서 특별히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를 발견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세계화이다. 특히 해외로부터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다. 이러한 세계화가 없었다면 위에서 열거한 요소들은 별볼일 없었을 것이다. 세계화와 더불어 각각의 요소들이 경쟁력 제고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자. 우선 중국인의 기술력이 급속히 높아진 것은 외국인 투자기업 덕택이다.중국에서의 외국기업투자는 1980년대에는 노동집약적 산업,1990년대에는 자본집약적 산업,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이제 외국 첨단기업들이 중국인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비단 기술전수뿐 아니라 아예 연구개발(R&D) 시설까지 앞다투어 중국에 설치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포천 5백대 기업 중에서 4백개 기업이 2천여개의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 소프트,제너럴 모터스,노키아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은 중국현지에 1백개가 넘는 R&D센터를 이미 설립했다. 중국 여기저기에 첨단산업기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경쟁력을 볼 때도 단순히 인구수만 고려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시장의 크기보다는 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품질이 좋지 못한 상품은 점차 중국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한다. 세계 일류기업들이 경쟁하는 중국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특히 첨단기술분야의 수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중국 첨단기술제품 수출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중국정부의 세계화 전략이다.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던 중국정부는 이제 해외로의 직접투자도 적극 장려하기 시작했다. 중국보다 더 싼 곳으로 사양산업을 이전하고 선진국으로부터는 기술을 배우러 나가고 있다. 중국은 과거에도 여러가지 개혁을 해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이제 세계화를 시작하니 무엇인가 되는 것이다.중국 경쟁력의 원천은 세계화다. 중국처럼 덩치가 큰 나라도 세계화만이 살 길이니 우리처럼 작은 나라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중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게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대(對)중국투자 및 중국의 대한국투자를 모두 증진시켜야 한다. 물론 무역 등 다른 교류도 증진시켜야 한다. 중국을 우리의 경쟁상대만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cmoo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