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은 바람 잘 날이 없고,문제가 문제를 만들어 온 지 오래다. 참다못해 '교육이민'떠나거나,'유학별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몇십년을 끊임없이 '공청'하고 '여론'들어 입시제도와 교육제도를 뜯어 고치고 있지만 우리 교육은 병이 깊어 붕괴돼 가고 있다. 과외 없애기 위해 쉽게 출제했다는데 점수는 낮고,변별력을 높였다는데 만점자가 속출하고,출제를 감시하다 사람 죽이고,돈도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 기여입학은 막고,나이 많다고 초등교사들을 몰아내며 끊임없이 야단법석이었다. 올해 와서는 초등교사가 모자란다고 중등교사를 불러오고,중등교사를 불러온다고 교육대생들은 동맹휴업하고,'선생님'하고 호소하면서 처벌을 경고해도 집단휴가로 반발하고,교원성과급도 반납돼 돈주고 뺨 맞은 격이니 점입가경이다. 더하여 '학벌주의'의 폐해를 시정하겠다고 '남의 코' 걱정하고 나섰으니 아무래도 구름 잡는 소리 같아 보인다. 지난 주에는 3년 후 또 수능제도를 바꾼다고 공청회를 연 내용이 신문 두페이지를 도배했는데 언제나 같이 '또 바꿔'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 학부모와 교사의 반응이었고,대학들의 자율권 주장도 마찬가지였다. 입시지옥을 없앤다고 고등학교를 평준화하고,과외 망국병을 없앤다고 정부가 출제를 맡으면서 시작된 실험은 몇십년이 지나도 계속 실험중이다. 과거 고등학교를 스스로 선택하고 대학마다 독자적인 입시제도를 실시할 때는 과외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교평준화 이후 과외가 번창하니 세무조사한다,처벌한다,별수를 다 써도 안되니까 수능을 이래 고치고 저래 고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평준화로 입시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쉬운 수능에도 어떤 동네는 과외학원이 좋다고 집값이 오르고 있다. 미국에 '교육이민'까지 가서도 과외를 시키며 온갖 희생을 감수하고 공부시키겠다는 것이 우리민족의 경쟁력 있는 자산이고 에너지다. 공부하겠다는 데 공부 못하게 막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은 '계속·반복적인 훈련'에 의해 개조된다고 믿고 '악평등(惡平等)의 원통'속에서 어지럽게 틀어대는 교육부의 '전류'에 맞춰 고통스런 춤을 추는 '파블로프의 개'가 된지 오래다.사회주의국가의 실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계속·반복적인 훈련의 결과는 '하향평준화'일 뿐이다. 얼마전 서울대 총장이 개교 기념일을 맞아 2005년까지 세계 40위권 대학에 진입하기 위해 대학의 인사 재정 학생선발 학사제도 등 대학운영에 대한 자율권 보장을 촉구하면서 정부의 통제와 관여가 계속되는 한 서울대가 원하는 우수한 학생 육성 및 교수배출은 제한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지금은 교육의 자율성을 촉구하고 비판만 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니다. 교육이 무너지고 인재가 유출되면 사회도 경제도 함께 무너진다. 대학인은 스스로 자율성을 쟁취하고 무너진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할 의무가 있다. 역사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외면하고,스스로 쟁취하는 자의 편이었다. 설득해서 안되면 투쟁하고,투쟁이 겁나면 물러나야 한다.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주역은 의병이었고,민주주의도 국민이 피를 흘려 쟁취한 것이지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무능한 사람이 게으르면 월급이나 축내고,부지런하면 문제를 일으키고,소신까지 있으면 일을 망친다는 말이 있다. 돈 쓰며 일해서 문제를 일으키느니,일 안하고 문제 안일으키는 것이 낫다. 모르면 다른 나라를 배우든지,배우기도 싫으면 '엘리트 집단'에 맡기면 될 일인데 왜 사서 고생하고 원망까지 듣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미국에서 '수학적성시험'인 SAT와 ACT는 민간조직이 실시하고 채택여부도 대학 자율이다. 중부지역 대학은 ACT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근본적으로 학생선발방법은 대학의 자유다. 일본의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문부성(文部省)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남 얘기 같지 않다. 대학인들이여! 코가 꿰어 끌려 다니지 말고 스스로의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 아니면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기 전에 스스로 교단을 떠나야 한다. mskang36@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