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 재보선 참패의 여파로 민주당이 지도력 공백과 함께 극도의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조기 당정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제2의 정풍파동'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동교동계 일부,그리고 이인제 최고위원 등은 '당단합'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을 앞세워 반대입장을 표명,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확산되는 선(先) 당정쇄신=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개혁그룹과 김근태 한화갑 김중권 최고위원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개혁그룹인 열린정치포럼과 재선모임인 바른정치모임은 29일 각각 긴급 회동을 갖고 현 국면을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당·정·청의 즉각적인 쇄신을 촉구했다. 열린정치포럼은 이날 오전 모임에서 "당·정·청 쇄신 이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논의해야 한다"며 '선(先) 쇄신,후(後) 전대'입장을 정리했다. 바른정치모임도 이날 밤 회동,"사즉필생(死卽必生)의 각오로 당을 구해야 한다"며 "지금은 전당대회가 아니라 전면 쇄신을 단행해야 할 때"라고 의견을 모았다. 또 김근태 위원은 "대선후보 조기가시화론은 재보선 결과를 외면하는 것"이라 지적하고 "예산안 심의와 직접 관련된 장관을 제외한 경제팀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교동계 핵심인사의 2선후퇴도 주장했다. 한화갑 위원도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이 변해야 하는 마지막 기회이고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인적 쇄신을 위해 책임질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권 최고위원과 송훈석 수석부총무는 확대간부회의에서 "후보조기 가시화는 당만의 관심사다.당정쇄신은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개혁파의 주장을 지지했다. ◇당정개편보다 단합을=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당정은 개편한지 2개월도 안됐기 때문에 손댈 타이밍이 아니며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교동계 핵심인 김옥두 의원은 "지금은 당이 단합할때"라고 강조했고,김영배 상임고문과 이상수 총무 등도 "지방선거전에 대선후보를 뽑아 후보를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후보 조기 가시화론을 폈다. ◇중립기구 구성해야=당내 최대모임인 중도개혁포럼은 만찬회동을 갖고 "대선주자와 무관한 중립적 인사들로 당쇄신 발전특위(가칭)를 구성해 지도체제 전당대회시기 등을 결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당에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K씨 등을 포함,인적쇄신을 철저히 하자는 요구도 있었지만,당 단합과 조기전대론이 대세를 이뤘다. 이재창·김병일·윤기동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