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나홀로 가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할리우드 영화계가 절대 놓치지 않는 주제중 하나는 가족의 소중함이라고 한다.
가족 해체의 심각성을 너무 잘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메리칸 뷰티' '트래픽'등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은 물론 '아마겟돈''AI'등 SF영화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반면 우리의 TV드라마는 나홀로가구 내지 결손가정 투성이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 독신가구가 전체 가구의 15.5%에 달한다는 발표는 이같은 현상이 그냥 생긴 게 아님을 보여준다.
30세 미만과 60대 이상이 많지만 40대도 13.3%나 된다.
연령 분포에서 드러난 것처럼 젊은층의 만혼및 독신주의 풍조,노령인구 증대가 주원인이지만 별거와 이혼도 만만치 않다. 특히 40대 독신자가 급증한 첫째 이유는 이혼으로 나타났다.
이혼문제를 다루는 KBS2TV의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에 따르면 갈라서는 요인은 남편의 바람이나 실직,혼수 갈등,아내의 낭비벽,잠자리횟수등 다양하지만 참지 않는 게 가장 크다고 한다.
그러나 이혼으로 홀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20-30% 높다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이혼은 남녀 모두에게 크나 큰 상처를 남긴다.
아동문학가 마해송씨의 딸인 마주해씨가 자전수필집 '이별 그리고 홀로서기'에서 '이혼후 지옥같은 날을 보냈다. 지금도 내 기도의 첫째는 아이들이 이혼의 고통을 안겪게 해달라는 것이다'라고 고백한 건 혼자된 여성의 아픔을 전하고도 남는다.
헤어진 경우가 아니라도 나홀로 삶은 이기적이고 배타적이기 쉽다.
실제 결혼정보회사의 조사 결과 남녀 모두 독신은 구속이 없어 편하지만 불안하고 사람 본성에 어긋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독설을 일삼던 비뚤어진 심성의 독신소설가가 혼자 아들을 키우는 여성을 만나 인간다움을 되찾는 것처럼 사람은 가족의 사랑을 통해 세대간 갈등을 이해하고 의사소통법을 배운다.
가족의 관심과 기대는 어떤 역경도 참고 이길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