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주석이 직접 창작했다는 상당수 혁명가요의 곡이 일본의 군가이거나, 일본의 민요이며 그 중에는 곡 뿐만 아니라 가사도일본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번역하여 사용한 예가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끌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민경찬 교수가 최근 문화정책개발원에서 주최하는 포럼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먼저 김일성주석이 창작했다는 혁명가요 은 이라는 일본의 군가와 똑같다는 것이다. 북한의 사회과학원 주체문학연구소에서 편찬한 (1991)은 이 노래를『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영광스러운 항일혁명 투쟁시기에 친히 지으신 불후의 고전적 명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곡은 『높은 사상예술적 특성으로 인해 그 후 창작된 많은 가사들이 이 노래의 선율에 맞추어 불려지게 되었다』고 소개되고 있으며 실제로 또 다른 혁명가요들인 등이이 노래와 같은 선율로 만들어졌다. 민교수에 따르면 이라는 군가는 러-일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04년 1월에 발표됐으며 당시 일본 청소년들은 이 곡에 맞춰 일본 군함의 이름을 외었다고 한다. 일본 와세다대학과 게이오대학의 야구응원가인 동시에 일본 군가이기도 한 ()가 라는 혁명가요로 둔갑한 것은 또 다른 예에 속한다. 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라디오에서 육군관계의 뉴스를 시작할 때테마음악으로 사용된 곡이며 와세다대학과 게이오대학이 정기전이 열릴 때는 야구응원가로 사용되기도 해 일본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곡이다. 이 곡은 청-일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청나라에 대한 일본인들의 적개심을 고양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곡은 북한에 들어가 뿐 아니라 등의 혁명가요의 선율로도 사용됐다는 것이다. 또다른 북한의 혁명가요들인 , , 는 ()이라는 일본군가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분석이다. 1901년에 발표된 은 제정(帝政)러시아의 침략을 경계하는 일본인의 국민적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북한에서 편찬한 (1988)에 이 곡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사전에는 이 곡이 민족적인 요소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고 설명돼 있다. 이밖에도 황장엽씨 망명사건으로 유명해진 『비겁한 자여 갈라면 가라』라는 구절이 들어 있는 의 가사 역시 일본 (의 가사를 북한이거의 옮겨다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교수에 따르면 또 혁명가요인 와 , 도 ()이라는 일본의 민요와 곡이 거의 유사하다. 북한에서는 이 곡을 『우리 민족음악의 전통적 5음조식과 명료한 리듬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와 은 일본의 와 같은 곡이다. 는 1900년에 만들어졌으며, 일본사람들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누구나 다 아는 노래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경찬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30년대에는 가요의 개념이 사실상 없었다. 따라서 김일성주석이 항일무장 투쟁에 필요한 군가를 일본의군가 등에서 차용해 사용한 것이고 이것이 지금의 혁명가요로 개념화 된것』이라고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척호기자 chchoi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