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이 보다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 등 구조조정 기반이 확충돼야 하고 재정정책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배포한 '9월 조사통계월보'에서 '주요국 금리정책 운용경험과시사점'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은 지난 90-93년 경기 침체기에 선제적이고탄력적으로 금리를 낮춰 금리 인하가 94년 이후 장기간 물가안정과 경기호황을 동시에 달성하게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경우 지난 90년 8%를 상회하던 연방금리를 93년 3%로, 영국도 같은 기간에 15%에서 6%로, 호주는 17%에서 5%로 금리를 각각 낮췄다. 이들 국가는 그러나 지난 90-93년까지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및 투자심리위축으로 본격적인 경기 회복 국면으로 바뀌는데 시간이 걸려 금리 인하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았으나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금리인하 효과를 크게 봤다고 논문은분석했다. 논문은 우리나라도 지난 97년 외환위기 직후 최고 30%까지 올랐던 콜 금리를 현재 4%로 낮춘 만큼 저금리가 향후 경제 회복에 큰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주요국가의 금리 정책을 고려, 우리나라 금리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회계의 투명성과 신용평가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을 낮추고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 등 제도적 기반이 확보돼야 금리 정책의 효과가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금리정책이 6개월 가량 지나야 효과가 나는 만큼 물가관리 목표 기간을 현행 연간 단위에서 3-4년 단위의 중기단위로 바꿔야 정책 효율을 극대화할 수있을 것이라고 논문은 제안했다. 또 금리정책이 실물 경제에 파급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불황기에서는 재정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