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챔프' 현대가 단 한번의 찬스에서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현대는 12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01 삼성fn.com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뒤진 8회말 두산의 실책속에 박경완이 역전 3타점 2루타를 터뜨려 5-1로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승3패로 꺾었던 현대는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승을 거둬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86년부터 15차례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12차례 한국시리즈에진출한 사례를 보면 현대는 심리적으로 절대 유리한 입장이 됐다. 선발 구자운의 호투가 돋보였던 두산으로선 실책으로 자멸한 뼈아픈 경기였다. 7회까지 3안타에 그쳤던 현대는 0-1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 박진만이 두산 유격수 홍원기의 실책으로 살아나가며 승부의 흐름을 되돌렸다. 전준호의 보내기 번트에 이어 박종호와 박재홍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해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4번 심정수는 박명환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이숭용 타석때 김재박 현대 감독이 잇따라 항의를하며 두산의 중간계투 박명환의 페이스를 흔들어 놓은 것이 주효했다. 현대는 이숭용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1-1 동점을 만든 뒤 박경완이 두산의 3번째 투수 진필중으로부터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통렬한 3타점 2루타를 터뜨려 4-1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현대는 이명수가 우전안타로 박경완을 불러들여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산은 2회 김동주와 안경현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홍성흔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계속된 2사 2,3루에서 정수근의 직선타구가 현대 2루수 박종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간 것이 아쉬웠다. 또한 부상중인 주전 김민호 대신 유격수로 투입된 홍원기는 준플레이오프에서는MVP로 뽑혔으나 불안한 수비를 거듭해 남은 경기에서도 부담으로 남게 됐다. 두산 선발 구자운은 6이닝동안 삼진 5개를 뽑으며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팀 타선의 적시타 불발과 불펜투수들의 난조로 빛이 바랬다. 현대 두번째 투수 신철인은 2이닝을 2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2차전은 13일 오후 6시 수원구장에서 열린다. (수원=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