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코너] 다가오는 '유로화 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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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도 이제 3개월이 채 안남았다.
남은 기간동안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현안 중 하나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공식법화(法貨·legal tender)로서의 '유로화' 통용에 따른 대비다.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유로화 도입은 일단 성공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한때 0.80달러대까지 떨어져 2류 통화로 전락할 위기에까지 몰렸던 유로화가 미국 테러 대참사,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공습이 시작된 이후 '안전통화'로 부각되면서 0.91달러대로 회복되고 있다.
유로화 도입 이후 긍정적인 효과가 많이 나타남에 따라 올해 초에는 그리스가 새로운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그 동안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영국 스웨덴 덴마크의 가입 문제도 올해 말이나 내년 1·4분기 중에는 결말이 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의 유로화 일정을 보면,내년 1월부터 일상생활에서 유로화가 사용되고,3월에는 공식적인 화폐로서 유로화만 인정된다.
이로써 20세기 초 자유사상가들이 유럽의 옛 영광을 되찾고자 제안해 1957년 로마조약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 유럽통합작업이 일단락되는 셈이다.
유로랜드의 성공은 21세기 세계경제질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역주의' 움직임과 '공동화폐' 도입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역주의는 유럽경제권·북미경제권·아시아경제권 등 '3대 광역경제권' 체제가 차츰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태다.
국제통화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달러화와 유로화,현재 연구가 진행중인 아시아 단일통화간 '3극(極)통화체제'가 자리를 잡아 갈 것으로 예상된다.이 경우 새로운 환율제도로 이들 통화 간 환율 움직임의 상하 변동폭이 설정되는 '목표환율대(target zone)'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지구촌 규모의 사건들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요즘,미국 테러와 군사보복조치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예고하는 '유로화 통용'을 눈앞에 두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경제적 손실이 없도록 빈틈없는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