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공격] 탄저병 연쇄 발생 : FBI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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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과 전쟁 중인 미국에서 일주일만에 두번째 탄저병 환자가 발생, 미 연방수사국(FBI)이 생화학 테러 가능성 여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존 애슈크로프트 미국 법무장관은 8일 "FBI는 플로리다주에서 탄저균 감염 환자가 두차례에 걸쳐 발생한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생화학 무기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5일 탄저균에 감염돼 사망한 타블로이드 신문 '선'의 사진부장 밥 스티븐스(63)에 이어 같은 회사 우편물 관리자인 에르네스토 블랑코(73)가 탄저병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이날 발표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러와 관련성을 입증할 만한 자료는 아직 없지만 명백한 범죄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미국에서 공기전염으로 인한 탄저병 발생이 25년만에 처음인데다가 1주일만에 2건이나 연이어 발생해 바싹 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초의 발병자 스티븐스가 9.11 테러 용의자 모하메드 아타의 집에서 불과 1.6km 떨어진 곳에서 살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모하메드 아타는 비행학교에 다니면서 농약살포용 비행기의 임대 가능성을 탐문하고 다녔던 것으로 밝혀져 '탄저균 테러'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수사는 탄저병균이 어떻게 사무실 안으로 침투했는지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와 관련, FBI는 두 감염자가 탄저병 잠복기 동안 다뤘을 것으로 추정되는 우편물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컴퓨터 파일, e메일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탐문수사도 펼치고 있다.
조사 결과 스티븐스의 컴퓨터 키보드에서 탄저균이 발견되면서 수사당국은 두 감염자가 일했던 건물을 봉쇄했으며 이곳에서 일한 모든 직원들에게 감염 여부 검사와 항생제 복용을 지시했다.
질병통제센터(CDC)는 지난주 첫 발병자가 생겼을 때만 해도 이 사건을 테러와 관계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두번째 감염자가 발생하자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FBI와 일부 CDC의 전문가들은 의도적으로 탄저균을 확산시켜려는 기도가 없었다면 두 명의 감염자가 같은 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생화학테러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