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간에 대한 테러보복 공습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큰 충격없이 버텨내고 있는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공습이 있었던 첫날에 이어 둘째날이었던 어제도 세계증시와 주요통화 가치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이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물론이고 외환시장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아직도 개전초에 불과해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향후 전쟁의 전개양상에 따라서는 국제금융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휩싸일 개연성은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서방 선진국들의 통화당국이 유동성 공급확대 및 금리인하 정책의 지속을 공언하고 있고,일본 정부가 비상경제대책을 수립하는 등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실효성 등을 감안, 자세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전쟁 시나리오별 3단계 대책을 마련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정부의 비상대책에는 전쟁이 전개되는 양상에 맞춰 실물경제에 대한 대책은 물론이고 금융시장 안정대책까지 망라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정부의 비상대책은 전쟁이 몰고올 파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종합적인 것이어야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금융시장에서의 심리적 안정감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대책마련 공언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고,금융시장은 실물시장과는 달리 조그만 충격에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행이 자금·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이상조짐이 있을 경우 즉각 개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가 증시수급 안정책을 마련하고 필요시 주가변동 폭을 제한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도 당장의 심리적 안정감 회복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당국의 의지는 후속조치에 의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지체없이 시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시장이 11일 열릴 예정인 금통위가 추가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취할지 여부와 정부가 제시할 증시안정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