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시장이 개방돼 외국산 담배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담배인삼공사(사장 곽주영)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고급 담배를 개발해 까다로와진 국내 흡연가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국내시장을 수성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것. 공사는 17만개에 이르는 담배 판매망을 이용해 유통업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올들어 7월까지 외산 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4.7%. 지난 98년 4.9%에 불과했던 외산 담배 점유율은 99년 6.5% 지난해 9.4%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담배인삼공사가 독점해오던 담배제조권이 폐지돼 외국회사들과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실제 "던힐"과 "켄트" 등을 생산하는 영국의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사는 오는 2004년까지 경상남도 사천의 진사공단내에 연간 80억 개비의 생산능력을 갖춘 담배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BAT는 판매추이에 따라 생산능력을 연간 2백억 개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다른 외국업체들도 국내에 담배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산 담배의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담배인삼공사는 이같은 외산 담배의 급신장이 국내 흡연자들의 "입맛"이 변화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산에 비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외산 담배가 서울 강남 등 부유층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것. 당연히 담배인삼공사의 대응책도 "국산 담배의 고급화"로 맞춰진다. "시마"는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첫번째 작품이다. 갑당 2천원으로 국산 담배중 가장 비싼 시마는 일단 시장 진입에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서울 강남에서 3개월간 시범적으로 판매한 뒤 9월부터 전국에 확대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소비자 반응이 좋아 7월부터 전국에 출시하게 됐다. 공사는 시마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외산 담배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 위해 조만간 2~3종의 신제품을 발매할 계획이다. 담배인삼공사는 지난 7월 22일 현재 65억 개비의 국산 담배를 중앙아시아 중동 등 30여개국에 수출했다. 이는 작년 전체 수출실적 61억 개비를 반년만에 넘어선 것.국산 담배 수출실적은 지난 97년 19억 개비에서 98년 22억 개비 99년 26억 개비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같은 수출 성과는 국내시장에서 외국에 내준 판매량 만큼을 다시 찾아온다는 의미가 있다. 공사는 올 6월까지 국내시장에서의 외산 담배 판매량이 67억 개비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수출량이 외산 담배의 국내시장 판매량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과 체결한 "한.중 담배사업협력 양해록"에 따라 올 하반기중 중국에 진출하게 되면 국산 담배의 해외 진출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2005년까지 수출 물량을 2백20억개비로 늘려 전체 판매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민영화에 발맞춰 내부역량 강화=공사는 이달중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는 방법 등으로 연말까지 정부 및 국책은행이 보유한 지분 53%를 민간에 매각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공기업인 담배인삼공사가 민간기업으로 전환되면서 경영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게 된 것. 공사는 이에 대비해 꾸준히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지난 97년 7천6백80명에 달했던 직원이 지난해말 4천5백명 수준으로 감축됐다. 일부 담배제조 공장과 원료가공 공장이 폐쇄됐고 홍삼사업 등 주요 사업이 분리됐다. 공사는 앞으로도 핵심 기능 위주로 조직 역량을 재편하고 연봉제를 정착시키는 등 내부적인 개혁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국 17만 담배 소매상들을 묶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유통업에 진출하고 제약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뛰어드는 등 신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