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기간을 틈타 해당기업의 대주주와 이들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임원 등 내부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증권정보를 제공하는 아이스코어(www.iscore.co.kr)의 분석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10일까지 자사주 매입기간중 거꾸로 보유주식을 매각한 기업 내부자는 모두 86개사(상장업체 28개사,등록기업 58개사)에서 2백63명이나 됐다. 보유주식 매각규모는 3천1백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중 자사주를 매입한 상장·등록기업이 2백81개사인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기업의 30% 정도에서 내부자들의 모럴 해저드가 발생했던 셈이다. 반면 이 기간중 주식을 산 내부자는 66개 기업(상장 34개,등록 32개)의 1백90명으로 금액은 1천6백69억원에 그쳤다. 특히 내부자의 주식매각은 코스닥 기업에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기업의 내부자들은 자사주 매입기간중 1천8백37억원 어치를 내다판 반면 사들인 금액은 2백76억원에 불과했다. 거래소 기업의 내부자들은 1천2백69억원 어치를 팔고 1천3백92억원 어치를 매입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닥 기업중 주식매각이 가장 많았던 내부자는 삼영열기의 최평규 회장으로 4백5억원에 달했다. 이어 △인투스 홍윤택 사장 56억원 △나모 김흥준(주요주주) 54억원 △피코소프트 유주한 사장 51억원 △한성엘컴텍 한완수 회장 42억원 등이었다. 거래소 상장업체에서는 KDS의 고정 회장이 67억원 어치의 보유주식을 매도,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고려아연의 최우현(특수관계인) 28억원 △대덕전자의 김정식 이사 21억원 △삼영전자 변동호 감사 18억원 △대한유화 이정호 회장 13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기업 내부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는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를 낳아 주가부양이란 자사주 제도의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주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금강고려화학(거래소)의 정몽진 회장은 자사주매입기간중 22억원 어치를 샀고 파이컴(코스닥)의 이억기 사장도 46억원 어치를 매수하는 등 주가부양에 동참했다. 최형규 아이스코어 대표이사(경영학 박사)는 "대주주가 주식을 매입한 금강고려화학의 주가는 조사기간 중 44% 오른 반면 대주주의 주식매각이 많았던 KDS는 같은 기간 57.14% 하락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를 통해 내부자 매도·매수 행태와 주가는 상당한 유의성을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아이스코어는 지난 96년 이후 금융감독원의 공시자료를 분석,방대한 내부자 거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