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고 동기생인 이천수(고려대)와 최태욱(안양)이 축구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고졸 2년차인 이들은 나란히 지난 8월 유럽원정에서 히딩크 사단에 처음으로 합류한 이후 특유의 패기와 스피드를 앞세워 불과 2개월여 만에 대표팀 좌우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꿰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천수와 최태욱은 대구 합숙훈련 이틀째인 3일 저녁 실시한 모의 청백전에서 좌우날개에 포진,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연습장을 찾은 축구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이천수는 왼쪽 날개로 자리해 날카로운 측면돌파로 상대 수비진영을 뒤흔들었고 빠른 발이 장점인 최태욱은 오른쪽 날개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돌파에 이은 센터링으로 수차례 좋은 찬스를 만들어 냈다. 부평고 시절부터 나란히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으며 탄탄대로를 걸었던 둘은 지난해 고교 졸업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저마다 예기치 않았던 고비를 맞았다. 지난해 올림픽대표팀의 주축멤버로 뛰며 기대를 모았던 이천수는 시드니올림픽 칠레전에서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을 당하면서 `악동'의 이미지로 낙인찍힌 뒤 한동안 슬럼프를 겪어 1~3기 히딩크호에 탑승하지 못했다. 최태욱도 프로 첫 해인 지난해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선배들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한 채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고 올해는 팀내에서 윙백으로 포지션을 바꾸는 `모험'을 해야 했다. 그런 와중에 유럽전훈을 앞두고 구성된 4기 히딩크사단 명단에 둘의 이름이 올랐을 때만 해도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였던 것. 하지만 이천수와 최태욱은 `유럽전훈 최대의 수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가능성을 보인데 이어 지난달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돋보이는 활약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천수는 1차전에서 1골-1도움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최태욱은 2차전에서 왼쪽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왼쪽돌파에 이은 센터링으로 이동국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던 것. 대표팀의 측면공격을 담당할 두 `젊은 피'가 본선무대에서도 나란히 대표팀의 `좌청룡 우백호'로 활약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구=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