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결산 상장법인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줄어들고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시장 기반을 단단하게 굳힌 우량 내수기업은 불황 속에서도 매출과 순이익을 늘려가는 등 기업별 명암이 심했다. 3일 증권거래소는 6월 결산법인 32개사중 주총미개최 및 결산기변경,감사의견 거절업체 등 11개사를 제외한 21개사의 2000사업연도(2000년 7월1일~2001년 6월30일)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4조2천6백25억원)은 전기보다 5.84% 줄고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됐다고 밝혔다. 15개 제조업체의 당기순이익(6백6억원)은 전기보다 70.18% 줄었다. 그러나 워크아웃 기업인 신호제지의 적자(1천2백15억원)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7.4%(1백28억원) 증가했다. 꾸준한 구조조정과 내수 및 수출회복,제품값 인상 등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삼양중기는 매출액 증가율(46.88%) 1위로 외형 성장이 돋보였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회사측은 "기계 업종의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저가 수주 등 업체간 출혈경쟁을 벌이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자체 분석했다. 이 회사는 부채비율이 18.1%이지만 과거 정책자금으로 받은 자금중 남은 금액이 5천8백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차입금이 없는 상태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세원정공은 자동차 산업 호조에 힘입어 매출과 순이익이 15.33%와 21.15%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또 내의 생산업체 비비안도 매출과 순이익이 4.49%와 11.40%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60%에 달했던 도매시장 납품 비중을 10%대로 줄이고 마진이 높은 할인점과 백화점에 대한 납품비중을 줄이는 등 고가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9월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0%가량 늘어나는 등 최근 악화되는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제지는 원재료인 고지가격 하락으로 원가비용이 줄어 순이익이 7% 이상 늘었다.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농심도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라면 가격인상 등으로 순이익이 5% 가까이 늘었다. 특히 부채비율이 69.3%로 전기보다 42.77%포인트 감소했다. 신호유화는 출자전환 및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장기차입금 감소로 이자비용 감소하고 순이익이 늘어나 흑자전환됐다. 반면 대양·진흥·골드·코미트·제일 등 신용금고 업체들은 적자를 지속하거나 적자전환돼 대조를 이뤘다. 제조업체중 남한제지 신호제지 삼립정공 등도 적자전환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