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소비자경기지수 분석] 생산.투자.수출 실물경기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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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사와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한경소비자경기지수' 조사는 미국 테러 사건의 여파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경기와 소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소비자경기지수가 올 3.4분기 들어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들어 지난 2.4분기 말까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자경기지수가 하락세로 반전됨으로써 장기 불황의 우려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 국내 경기 =소비자들이 현재 느끼는 경기를 나타내는 현재 경기판단지수는 53.7로 전분기 74.7에 비해 21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이는 지속적인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생산, 투자, 수출 등 실물지표의 영향을 받아 소비자들의 심리가 움츠러든 것으로 풀이된다.
6개월 후 경기에 대한 예상지수도 57.8에 그쳐 전분기 95.3에 비해 무려 37.5포인트나 떨어졌다.
미국 테러 사건 충격에 따른 수출 둔화,세계경제 침체의 장기화, 기업 경영환경 악화 등으로 미래를 어둡게 보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 생활형편 =현재 생활형편지수는 90.7로 전분기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현재의 가계형편이 6개월 전에 비해 더 나빠졌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소득계층별로 생활형편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사회적 불균형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4분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현재 생활형편지수 격차는 14.6으로 지난 2.4분기 12.4보다 더 벌어졌다.
6개월 후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예상을 나타내는 미래 생활형편지수는 95.7로 전분기 104.7에 비해 9.0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기준치 100을 밑돈다는 것은 미래의 생활형편이 지금보다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 소비자보다 적다는 의미다.
전분기에는 그나마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던 소비자들마저 비관론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 구매의도 =현재 구매지수는 99.6으로 전분기 109.5보다 9.9포인트 떨어졌다.
기준치 10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6개월 전에 비해 상품구매를 줄였다는 소비자가 늘렸다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수출과 함께 경기 진작의 열쇠를 쥐고 있는 소비지출이 줄고 있음을 나타낸다.
향후 6개월의 상품구매 의향을 묻는 미래 구매의도지수도 94.0으로 전분기의 100.9보다 6.9포인트 하락했다.
미래 구매지수 역시 기준치를 밑돌아 향후 상품구매를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물가 =현재 물가체감지수는 151.2로 기준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6개월 전에 비해 물가가 오른 것으로 느낀다는 얘기다.
이는 명절을 앞두고 농.수.축산물 값이 뛰고 택시요금이 오르는 등 소비자들이 물가 오름세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6개월 후 물가 상승에 대한 예상을 지수화한 물가예상지수는 151.5로 전분기에 비해 14.9포인트 올랐다.
물가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음을 생생하게 확인해 주고 있는 셈이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