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4·4분기(6∼8월)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 주가의 바닥권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마이크론의 실적이 반도체 경기의 바닥권을 가늠하기 힘든 D램업계의 '비상상황'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상승모멘텀도 당분간 찾기 힘들기 때문에 비중 축소를 권하는 전문가들이 있는 반면 "지금처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는 10년 안에 오지 않는다"는 저가 매수론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거래소 시장에선 '마이크론 쇼크'에 따라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해 하루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서 1백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4만원이 무너지며 결국 전날보다 1.05% 떨어진 14만1천5백원으로 마감됐다. 미래에셋 오진근 연구원은 "삼성전자도 3·4분기에 D램 부문에서 3천6백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며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쳐 상승 모멘텀을 찾기도 쉽지 않아 반등할 때마다 비중축소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신증권 민후식 연구위원도 "단기적으로 중립의견을 제시한다"며 "당분간 낙폭에 대한 반등모색보다는 조정국면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CSFB는 이날 삼성전자가 최저 11만원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현 국면을 중장기 관점에서 매집국면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내년 주당 장부가치가 12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정을 근거로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우증권 전병서 조사부장은 "마이크론이 재고자산평가손과 자회사 지분법 평가손 등을 모두 반영시킨 것은 경쟁업체들을 반덤핑혐의로 제소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인다"며 "이는 반도체 업체의 생존전쟁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사인"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반도체팀장은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이 1∼2분기 늦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의 내년 주당장부가가 12만∼13만원이라고 볼 때 장부가 이하의 하락은 어려우며 사실상 지금 가격 수준이 높은 투자메리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 임홍빈 테크팀장도 "생존능력을 봤을 때 삼성전자에 과도한 우려를 가질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지금을 저가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택.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