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생물 및 화학 무기를 이용한 테러행위나 국가적 차원의 공격에 대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WHO는 24일 '생화학 무기의 유해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 과학의 진보로 테러리스트들이 생화학 무기를 이용해 수 백만 명을 살상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는 생화학 무기의 위협 또는 사용에 따른 엄청난 민간인 희생에 대비해 예방을 강구하고 대응책을 준비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WHO 전염병 담당 사무국장 데이비드 헤이맨은 "이러한 무기의 사용은 현실로 다가왔다"면서 "실제로 수백만이 모여 사는 곳에서 상당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기들이 사용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요원들이 파견됐다"고 말했다. WHO 그로 할렘 사무총장도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보건장관 회의에서 "생화학 약품에 해를 입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당국은 테러사건 이후 사용이 금지된 생화학 약품의 테러 위협에 대비해 농약 살포용 경비행기의 운항을 최근 두 차례나 금지했다. 냉전시대에 옛소련과 함께 방대한 분량의 세균무기를 비축했던 미국은 지난 7월생물무기협약(BWC)의 국제적 이행을 강화하기 위한 검증 의정서 초안에 대해 BWC를 검증할 능력을 개선하지 못하고 협약에 대한 신뢰를 증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생물무기를 개발하려는 국가들을 저지하지도 못한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었다. WHO 보고서는 이라크와 이란, 리비아 등이 세균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가적 차원 또는 테러리스트들의 세균 무기 공격 위험이 상존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가장 최근의 생화학 테러의 예로, 지난 95년 일본 도쿄(東京) 지하철에서 옴 진리교가 신경 가스를 살포해 십여 명의 출근길 시민이 희생된 적 있다. (제네바 AP=연합뉴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