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4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테러공격을 사주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테러단체들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토록 지시하고 외국 정부 및 은행들에 대해 미국의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및 폴 오닐 재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빈 라덴과 '알 카에다' 및 몇몇 관련 조직들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테러리스들의 재정적 토대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테러리스트 단체들과 개인, 테러 지도자, 테러리즘을 위해 전면에서 일하는 기업과 여러 비영리단체 등 27개 단체 및 개인들의 자산을 동결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자정에서 1분이 지난 시각에 이 명령서에 서명했다면서 "이번 명단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을 고갈시켜 이들 서로가 등을 돌리게 하고 안전한 은신처로부터 뿌리를 뽑아 정의에 회부하겠다"고 역설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조치에 따라 동결될 빈 라덴의 미국내 자산이 적기 때문에 외국 은행들이 테러단체들의 돈줄을 막으려는 노력의 주요 목표가 될 것이라고 시인하고 세계 각국 정부와 은행들의 협조를 요구했다. 그는 특히 외국 은행 및 금융기관들에 대해 "만일 여러분들이 테러리스트와 거래, 그들을 지원 또는 후원한다면 미국과는 거래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빈 라덴 및 테러단체들의 자산에 대해 미국과 동일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이들의 미국내 자산도 동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의 은행 및 금융기관들에 우리가 그들 정부와 협력할 것이며 외국 계좌에 예치된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을 동결 또는 이에 대한 접근을 막아주도록 요청했음을 알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외국 은행 및 금융기관들이 미국과의 정보공유 및 계좌동결 조치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미 재무부는 이들의 미국내 자산과 거래를 동결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외국 은행 등의 자산동결 권한을 "책임있게" 행사할 것이지만 목표가 분명한 만큼 필요할 경우 "가혹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일부 유럽국 정부들이 금융 관련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빈 라덴과 알 카에다 및 기타 테러조직들이 어떠한 외국 은행 또는 금융기관에 자금을 예치하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은 "이번 명령으로 빈 라덴 조직의 자금이 고갈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돈에 접근할 수단을 갖지 못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 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