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의 사무용 부동산 임대료가 갑자기 치솟고 있다. 사상 최악의 비행기테러로 1백10층규모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완전 붕괴되고 그 여파로 인근 건물들의 피해도 커지자 긴급한 수요가 늘어나는 탓이다.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 두개동의 연면적은 모두 97만5천㎡. 함께 무너졌거나 일부 파손되어 못쓰게된 주변 건물까지 포함하면 이번에 사라져 버린 사무용건물 면적은 1백2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맨해튼에 있는 모든 사무용건물의 연면적(3천3백63만㎡)의 3.6%에 달한다. 그러나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있는 회사들은 좋은 위치에 있어야 하는 1급 회사들이 대부분이어서 미드타운이나 다운타운등 그만한 입지를 갖춘 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그 비율은 10%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5개층을 빌려쓰던 모건스탠리등 이곳에 입주해 있던 4백60여개 업체들은 벌써 사무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세계무역센터의 상주인구가 5만명선이었던 만큼 최대 1만명이 사망했다 해도 최소한 4만명정도의 인원이 일할 공간이 필요해진 것이다. 세계 최대 상업용부동산관리업체인 CB리처드엘리스의 오종섭이사는 "얼마전까지 임대가 나가지 않아 고생하던 건물주들이 이번에는 아주 비싼 가격으로 임대를 주고 있어 임대료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테러사건이후의 맨해튼 부동산임대시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그는 "그러나 현재 맨해튼에는 2백30만㎡ 가량의 빈 사무실 공간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 인근 뉴저지에도 좋은 빌딩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부동산 임대료급등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