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있어야 할텐데..." 세계무역센터(WTC)를 강타한 테러사건 발생 사흘째인 13일 한국인 실종자 생사확인 여부를 놓고 가족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혈육이 살아 있음을 확인한 가족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아직까지 연락두절 상태에 있는 가족들은 반가운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사고 당시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인 가운데 상당수가 안부를 전해와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현재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은 19명이라고 밝혔다. 북쪽 빌딩 77층에 근무하던 데이비드 리(한국명 이희돈) 세계무역센터협회(WTCA) 부총재는 이날 한국에 있는 초등학교 동창회 사이트로 e메일을 보내 안전하게 대피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사고 당시 사무실에 출근해 있다가 테러공격 직후 현장을 무사히 빠져나왔으나 동료들과 통화가 안되는 바람에 친구들에 의해 실종자로 신고됐었다. 이씨는 영문으로 작성한 메일에서 "첫 번째 비행기가 내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부딪쳤으나 이 재난에서 다행히 살아남은 뒤 두 번째 비행기가 옆 건물에 부딪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이롭게도 나는 지난 93년 무역센터 폭탄 테러에서도 살아 남았다"며 "두번 죽을뻔한 목숨이 동문 여러분같은 진실한 사람들의 염려 덕분에 살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세계무역센터 인근 직장에 근무하는 송은주씨(37·여) 가족들도 이날 송씨로부터 사고 이후 첫 전화를 받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송씨는 사고 직후 전쟁이 난줄 알고 경찰의 안내에 따라 인근 학교 대피소로 피해 이틀 동안 지내는 바람에 소재 미확인자로 분류됐었다. 오빠 송영호씨(41·경기도 의정부)는 "온 가족들이 식음을 전폐한채 이틀밤을 꼬박 새웠는데 오늘 아침에서야 연락을 받고 눈물이 왈칵 나왔다"고 심경을 전했다. 반면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주재원 및 교민 실종자 가족들은 하루하루를 긴장속에 보내고 있다. 뉴욕 총영사관과 한인회 등에는 이날도 가족과 친지,이웃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 문의가 빗발쳤다. 사고 이후 연락이 끊긴 LG화재 구본석 뉴욕지점장의 국내 가족들은 비탄에 잠긴채 생존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구 지점장의 부인 조윤호씨는 "평소처럼 8시40분께면 무역센터 84층 사무실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하필 비행기 충돌지점이 사무실 바로 위층이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씨는 그러나 "남편은 어딘가 안전한 곳에 대피해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 [ 실종자 명단 ] 이현준(34.뉴욕주 주정부) 강준구(ESPED 1백2층) 크리스티나 육(Cantor flitzerld 101층) 린다 장(Hong.Cal은행) 팬라 주 추(104층) 스튜어트 리(31.Data 씨엠스)이명우(회계법인) 윤덕팔(팔윤) 전봉숙 구본석(LG화재보험) 김재훈(Andy Kim) 최연호(Wall St.증권회사) 유지현(5 St.2nd Ave)김재인(53) 김경희(36.여) 찰리 김 박계형 박혜영(여) 조경희(30.Kaccy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