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공중납치한 항공기를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과 워싱턴의 펜타곤(국방부 청사)에 들이받아 끔찍한 참사를 일으킨 범인들의 추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FBI 관계자들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12일 이미 전국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수색 영장이 발부됐고 수사에 도움을 줄만한 사람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신문에 들어간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FBI는 아울러 이번 테러 사건에 관한 신고를 접수하기 위해 개설한 웹사이트(www.ifccfbi.gov)에 이미 700여건이 접수돼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민디 터커 법무부 대변인은 전날 민간 항공기 4대를 공중납치한 범인들은 한 조가 3-5명으로 각조에는 숙련된 조종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중피랍된 항공기 4대 가운데 2대는 각각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을 충돌했고 한 대는 5각형 건물인 펜타곤의 한 귀퉁이를 들이받았으며 나머지 한 대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남쪽에 추락했다. 터커 대변인은 현재까지 체포된 용의자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으나 수색 영장 발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매사추세츠주에서는 기관총 등으로 중무장한 FBI 요원들이 36층짜리 웨스틴호텔을 덮쳐 투숙객들을 소개시킨 뒤 한 명을 연행했으며 다른 요원들은 보스턴교외인 체스트넛의 파크 인을 수색했다. 또 이 지역 신문인 보스턴 글로브와 보스턴 헤럴드는 FBI가 아랍계 용의자 5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아랍어 비행훈련교범이 들어 있는 렌터카 한 대를 로건국제공항에서 압류했다고 밝혔다. 로건공항은 전날 피랍된 민간 항공기 4대 가운데 2대가 이륙한 곳으로 평소 보안 검색이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플로리다주에서도 포트 로더데일 카운티 서쪽에 있는 데이비의 주택 4채와 코럴스프링스의 아파트 한 채에 대한 수색 영장이 발부됐고 수사요원들은 브라워드 카운티의 할리우드에 있는 업체들과 사라소타 카운티의 주택 한 채를 수색했다. 현지 언론과 경찰 당국에 따르면 FBI는 특히 테러범 가운데 2명이 비행 훈련을 받은 혐의가 있는 한 비행훈련학교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들 테러범에게 잠시 숙소를 제공한 이 학교의 전 직원을 신문한 뒤 학교의 컴퓨터와 파일들을 압류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