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과 PC게임을 영화,드라마에 비유한다면 업소용(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은 1분안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한편의 CF라 할수 있습니다. 게임기에 동전을 넣느냐 마느냐가 순식간에 판가름나거든요" 아케이드 게임업체인 지씨텍의 이정학(38)사장은 너나 없이 온라인.PC게임으로 뛰어들고 있는 요즘 추세와 달리 "나 홀로 아케이드"를 꿋꿋이 외치고 있다. 다부진 덩치에서 뿜어나오는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아케이드가 사양사업이라고 얘기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분야만큼 재미있는데가 없습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3~4개월후면 승부가 나는 박진감 넘치는 시장이거든요" 지난 98년 창업된 지씨텍이 3년여만에 아케이드 게임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 사장의 이런 열정 덕분이다.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손맛을 살린 낚시 시뮬레이션게임 "판타지 오브 피싱"으로 신고식을 치른 이후 "액추얼 파이터" "스커드인코리아2002" "에어캐치"등을 연속적으로 히트시키며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98년 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72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백17억원(순이익 4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권동수,한순흥 교수등 KAIST(한국과학기술원)출신 고급인력을 사외이사로 확보,독자기술 개발을 추진한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업체가운데 두번째로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통과,차세대 게임개발을 위한 자금확보도 한결 쉬워졌다. 이 사장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남미시장 공략의 선봉장을 자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브라질과 2백5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브라질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열혈 기질의 남미인들이 좀더 박진감있는 오락실용 게임을 즐긴다는 점이 현지 시장을 파고들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는 "아이디어와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씨텍은 오는 26일부터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열리는 "한국상품종합전시회"에서 게임기 4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락실게임기에 온라인 기능을 가미한 "네트워크 게임기"개발은 이 사장이 꿈꾸는 목표다. 서울에 앉아 브라질의 젊은이들과 동시에 웅장한 스케일의 아케이드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의 앞선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해 개발에 나설 경우 경쟁국들보다 한발 앞서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일본의 코나미,남코 등에 버금가는 메이저 아케이드 게임개발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