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대표 이정훈.이종욱 변호사, www.baekimlee.com)이 국내 대형 로펌(법률회사)중에서 벤처기업 공략에 적극 나서 법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태평양의 독보적인 활약에 따라 대형 로펌은 대기업을, 중소형 로펌들이 중소.벤처기업을 담당한다는 업계의 묵시적인 '분업'의 틀이 흔들리고 있다. 저성장시대를 맞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대형 로펌들도 새 고객을 지속적으로 찾지 못할 경우 어려움에 처할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태평양이 벤처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세운 전략은 관련 기관과의 업무 제휴와 자체 역량 강화로 요약된다. 우선 대학의 창업센터나 벤처협회 등과 제휴를 맺고 벤처기업 지원 체제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법률서비스 문턱을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 고객층을 넓힐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평양내에서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태평양특허법률사무소'(소장 황의인 변호사)는 이같은 전략아래 최근 한국바이오벤처협회, 호서대 산학협동연구소, 서울대 창업지원센터 등 3개 단체와 잇따라 제휴를 맺었다. 태평양은 이들 단체와 공동으로 벤처기업들의 창업에서부터 등록까지의 컨설팅 특허 출원 등에 대한 법률 자문 창업 공동 프로젝트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태평양 관계자는 "로펌과 벤처 관련 단체들간의 업무 제휴에 따라 그간 비용 때문에 특허 분쟁 등이 벌어졌을 때 법률적 대응에 소홀했던 벤처기업들이 큰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이처럼 외부단체와 업무제휴를 맺는 것과 동시에 태평양은 지난 99년 구축한 '벤처전담팀'을 대폭 강화, 벤처기업들에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립 당시 7명 수준이던 변호사와 변리사는 올들어 황의인(47) 태평양특허법률사무소장, 지적소유권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황보영(37) 변호사, 구현서(36) 변리사 등이 합류하면서 20명으로 늘어났다. 기업인수합병(M&A), 특허.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분쟁, 벤처기업의 해외진출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거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최근의 잇단 업무제휴에서 확인되듯이 종전 '기다리던' 영업 행태도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태평양 벤처팀은 벤처기업에 4가지 종류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 주주들의 계약서 작성이나 자금 조달 등 회사 지배구조 변경에 관한 법률자문에 나서고 있다. 둘째 해외 진출을 계획할 경우 지역의 특성과 투자규모 등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한다. 셋째로 코스닥 등록을 앞둔 벤처기업에는 필요한 제반 절차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해 준다. 마지막으로 지적소유권의 출원.등록업무와 상표권 분쟁 업무를 수행한다. 황보영 변호사는 "국내 벤처기업들은 기술력은 있지만 경험 부족으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해외시장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같은 벤처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략' 결과 태평양의 중소.벤처기업 고객은 현재 1백여개사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다. 태평양은 지난 2월 문을 연 사이버로펌인 '로앤비(www.lawnb.com)'를 통해 온라인으로 벤처기업을 돕고 있다. 이 사이트는 벤처창업 및 운영에 관련된 법률 사례 등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이메일을 이용해 온라인 상담을 해 주는 '사외법무팀'도 운영하고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법률 자문 비용이 저렴한 "사외법무팀"을 이용하려는 신청자가 폭주하고 있다"며 "매달 선착순 30개사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