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4일 "임동원(林東源)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지만 의연한 자세로 정도를 가면서 민족과 역사에책임지는 자세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정대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7대 종단대표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남북관계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민족에 대한 사랑과 남북 화해협력으로 민족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남북관계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남북한은 서로 상대를 괴멸시킬 수 있는 가공할 무력을 갖고있다"면서 "이런 때에 전쟁을 한다면 남북이 공멸하고 우리 민족은 돌이킬 수 없는역사적인 후퇴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김 대통령은 8.15 평양축전 방북단 파문에 대해 "일부의 돌출행동으로 큰 파문을 야기하고 결국 그것이 남북 화해협력을 원치않는 사람들에게 구실을 주게됐다"면서 "앞으로도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구실을 주어 민족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는 원칙과 방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이 임 장관 해임안 처리에 따른 향후 국정운영 구상을 위해 이날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한 대신 방북에 참여했던 7대 종단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것은 햇볕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추진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당정개편 등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종교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김동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는 "방북단의 일원으로서 장관 불신임에까지 이른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는데 장관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7대 종단은 그동안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임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자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반대입장을 표명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