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토리] 'LG냐 ... KCC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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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3층에 있는 3백58호 법정.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이곳에선 특이한 송사가 벌어졌다.
'은바닥재' 제조기술을 놓고 금강고려화학(KCC)과 LG화학이 힘겨루기를 했다.
사건의 발단은 LG측이 KCC를 실용신안권 침해로 제소하면서 일어났다.
도대체 은바닥재가 어떤 것인데 두 회사가 이렇게 법정 분쟁까지 벌이게 됐을까.
은바닥재란 바로 PVC 바닥재 안에 벤처기술을 가미한 은박층을 넣은 것이라고 한다.
이 제품은 첫째 전자파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둘째 항균 살균작용이 우수하며 셋째 열을 잘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이런 세가지 효과 때문에 소비자들이 은바닥재를 선호하기 시작하자 이 제품을 먼저 출하한 LG측이 KCC측에 소송을 걸었다.
LG측은 KCC가 신제품으로 내놓은 '은하수'에 LG가 내놓은 '조은세상'을 모방해 최하층에 은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CC측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KCC 제품은 최하층에 카본 블랙을 깔았으며 중간층에 은이 들어 있어 전자파차단 효과 면에서 LG 제품과는 전혀 다른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민사 제50부에서 양측의 주장은 더욱 첨예하게 대립했다.
KCC 대리인인 김영철 변호사는 "최하층에 은이 들어 있다는 증거를 내놓으라"며 큰 소리를 질렀다.
이에 대해 LG화학측 서무송 변호사는 희성금속 연구소에서 시험한 결과 분명히 최하층에 은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자 KCC측 김 변호사는 "희성금속 연구소에서 분석한 자료를 내놓은 것으로는 엄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KCC측 변호사는 또 약속대로 KCC는 한국화학시험연구소의 서면분석자료를 제시했는데 LG측은 왜 제시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양측 변호사의 언성이 높아지자 재판장은 이를 자제시키면서 확실한 연구자료를 제시해주면 오는 14일 오후 2시에 심의를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9일 뒤엔 재판장이 LG와 KCC 중 한 회사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이는 바닥재 업계에 큰 파문을 던져줄 전망이다.
왜냐하면 이번 재판은 5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PVC바닥재 시장에서 양사가 서로 선두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재판은 누가 바닥재 시장에서 1위를 할 것인가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양측의 승패는 판가름나게 된다.
LG냐,KCC냐.
9일 뒤를 기다려 보기로 하자.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