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99년과 2000년 현대로부터 연불수입한 남한 텔레비전 수상기를 일선 군부대 등에 보급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지난 6월 중순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한 두 탈북자는 이날 북한 관련 월간지 「키즈」(Keys) 9월호에 '2001년 6월, 북한 인민들은 이렇게 살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지금은 한국이 딴 것은 몰라도 경제가 발전했다는 것을 모르는(북한) 사람이 극히 적다"며 이같이 밝혔다. 함흥, 무산 출신인 이들은 "지난번 정주영 전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에 테레비(텔레비전)를 100대 이상 가지고 온 적이 있는데 그 테레비의 상표를 '금강산', '해바라기' 등으로 바꿔 일선 군대에 모두 나눠줬다"며 "이제 북한 군인들도 남한 제품이좋다는 것은 다 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남한 물품은 그동안 팔지도 쓰지도 못했는데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이후 이제는 자유롭게 거래하고 있다"며 "옷, 화장품, 신발 등의 한국 상품은 중국산보다 품질이 좋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 상하이를 다녀와서 집을 크고 화려하게 꾸리라고 교시했다"며 "최근 남포가 평양으로 편입돼 그저 몇몇 외국기업이 들어올 수 있어도 개방구역으로 조성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또 "제대군인도 재징집하는 등 최근 군대 징집이 심해지고 있다"며 "반미선전의 강도가 높아지고 한달에 한번 방공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고난의 행군 이후 일반 주민이 김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간부들을 욕해도 상관없는 것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했다"며 "지난해 평양시 안전부 앞에 반김정일 삐라가 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뿌려졌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청진의 경우 무궤도차와 통근차가 시내에서 움직이는 등 대중교통이 과거에 비해 확실히 나아졌다"며 "자전거는 이제 필수품이 되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yong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