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는 28일 과거에 실패한 연구개발 사업과 유사한 실패의 재발을 방지하고 국책연구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연구 개발사업에 대한 실패사례 연구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많은 연구개발 사업이 진행돼 왔으나 상당수의 경우 온정주의로 인해 성공과 실패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으며 특히 실패한 연구에 대해서는 과제참여 제한과 연구비 회수 등 책임추궁에만 치중하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에는 소홀했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실패한 연구과제도 원인분석이 끝날 때까지 처벌을 유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재도전의 기회도 부여하는 등 실패사례 연구를 지속적,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전담부서 설치를 검토중이다. 또 실패사례 연구과제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실패사례 연구팀'을 구성, 국내에서 본격적인 대형 연구개발 사업의 시대를 연 'G7 프로젝트' 과제중 이미 연구가 종료된 과제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연구대상 사업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과기부는 특히 실패사례 연구결과를 수록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국가연구개발사업 종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유사실패를 방지하고 신지식 창조의원천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김영환(金榮煥) 과기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서울대 물리학과 김정구 교수와 원자력연구원 박창규 선임단장, 삼성경제연구소 이은오 상무 등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 국내외 실패사례 연구 현황과 향후 국내 실패 사례 연구활성화 방안에 대해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삼성경제연구소 이은오 상무는 하타무라 요타로 도쿄대 교수의 베스트셀러인 '실패학의 권유'를 비롯해 실패학 관련 서적 출판이 잇따르고 있으며, 히타치와 도요다 자동차 등이 실패학을 실제 기업경영에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최근 동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문부과학성이 지난해 산.관.학 전문가 19명으로 '실패지식 활용연구회'를 구성해 지난달 '실패지식 활용연구회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실패학 붐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