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범양상선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수가격이 맞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채권단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범양상선은 지난 20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국내외 업체 및 컨소시엄 가운데 1곳을 조속히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양측이 희망하는 매각 및 인수가 차이가 너무 커 진통을 겪고 있다. 범양상선에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대보해운과 국내 펀드 컨소시엄, 싱가포르 선사인 IMC, 국외 펀드 등이며, 범양이 2천억원 선을 희망하고 있는 반면 이들 인수희망자들이 제시한 가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고 2-3개월 후에 다시 인수의향서를 받는 쪽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인수희망자들이 범양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해 우선협상자 선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상선, 한진해운, SK해운 등도 한 때 범양 인수를 검토했으나 범양이 부정기선사인데다 노후 소형선박이 많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규모 1조6천400억원으로 국내 해운업계 3위였던 범양상선은 정부의 해운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부실선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돼 지난 93년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95년 흑자 전환 이후 97년만 빼고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