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경영이 기업미래를 보장한다 ] 김양환 < 상무 > "감나무 밑에 누워 홍시가 입에 들어갈 때를 기다린다"는 옛말이 있다. 그런데 맛있는 홍시를 필요한 때에 따먹기 위해선 이래선 안된다. "홍시를 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행(장대를 구해 감을 따는 것)해야만 한다. 목표(맛있는 홍시를 딴다), 적합한 경영전략(장대를 마련하는 것),실행(장대로 홍시를 따는 것) 세 가지가 삼박자를 이뤄야 한다. 그래야 남들보다 더 맛있고, 더 많은 홍시를 더 적은 노력으로 먹을 수 있게 된다. "홍시 따기"와 마찬가지로 기업은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선 실천적 방안을 만들어 실행해야 한다. 어느 기업이 양적 경영(매출액 중시)에서 질적 경영(수익성 중시)으로 방침을 바꿨다면 그 기업은 경영전략을 바꾼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경영전략을 세워도 이를 실제 경영활동에 옮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더 앤더슨 조사를 보면 선진국 기업들도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입해 만든 경영전략중 10% 정도만 제대로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공장 생산라인이나 영업 일선의 직원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의 전략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고, 경영자들도 세워놓은 전략의 구체적인 실천에 대해 논의하는데 한 달에 불과 한 시간 미만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저 그날 그날의 경영 점검에 그치는 경영진들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물론 일일 경영현황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영진들도 많지만 적어도 업계 선두그룹이나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단기적인 현장주의 경영만으론 한계가 있다. 전략경영없이 기업미래 없다 이런 '전략 따로 실제 경영활동 따로'라는 병폐를 치료하기 위해 '일단 세워진 경영전략이 일선 기업활동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이것이 전략경영(SEM:Strategic Enterprise Management)이다. 이는 최근 한국기업들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고경영자(CEO) 및 부서 책임자들이 경영전략을 보다 효과적으로 짜서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경영도구인 셈이다. 세계 일류나 업계 일류를 얘기하면서 전략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로 치면 핸들을 포함한 운전석의 조종장치는 경영전략, 엔진과 네 바퀴는 경영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핸들과 바퀴를 연결해 주는 트랜스미션과 운전석의 계기판(대시보드)들은 경영관리제도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는 운전자의 의도가 조종장치를 통해 엔진과 바퀴에 정확하고 즉각적으로 전달돼야 한다. SEM은 경영전략을 경영활동에 연계시키는 변환(Strategy Transformation) 장치로서 최상위 경영관리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SEM이라는 개념이 정립돼 사용되기 이전에는 기업의 경영성과를 종합적으로 체크하는 기능이 관리회계밖에 없었다. 그러나 SEM이라는 개념이 정립되면서 관리회계가 담당하고 있던 기능이 SEM으로 이전, 관리회계는 순수하게 '재무성과'만을 대상으로 한 관리도구로 변했다. 독일의 경영소프트웨어 회사인 SAP가 2000년 중반께 처음으로 SEM 패키지를 출시했으므로 외국기업들도 SEM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아직 많지 않은 실정이다. 세계적인 모범사례로는 코카콜라를 들 수 있다. 한국기업은 아직 왕초보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그야말로 '왕초보'들이다. 외환위기 이후 전략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한 기업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비싼 돈을 주고 외부용역까지 해서 마련한 경영전략을 제대로 실천에 옮기는 사례는 드물다. '선진국 기업들이 한다고 하니 우리도 하자'는 겉치레식이거나 '작심삼일'식 구호로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국내기업 중에는 포항제철이 가장 앞서 있다. 포철은 전사적인 프로세스 혁신과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략경영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룹기업 중에서도 경영전략 구현을 위해 경영 일선의 부문별 성과를 따로 관리하는 초기단계의 SEM을 구축한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전략경영 프로세스가 명쾌히 정립되고 임직원들이 SEM에 공감대를 형성한 진정한 SEM의 구축과 운영과는 아직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기업들이 초보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둘이 아니지만 가장 초보적인 성과급제도부터 일반화되지 않은 단계에서 더 높은 단계를 얘기하는 것은 '난센스'다. 관리회계시스템이 SEM의 출발점인데 이마저 안돼 있는 회사가 적지 않은게 한국적 현실이다. SEM을 구축하기 이전에 마케팅 판매 생산 물류 등 경영부문별로 확실히 분리해 성과를 철저하게 따지고, 향상시키기 위한 개선활동을 하고, 성과에 따른 차등보상제도가 정착돼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성과중심 경영이 아직 초보단계이다. 객관적인 성과평가에 입각한 차咀말璨?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 성과에 울고 성과에 웃는 기업문화가 성숙되지 않았다면 SEM을 말하기 전에 이런 것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전략경영 구축의 성공요건 SEM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첫째 전략적이고 종합적인 성과관리 툴(Tool)부터 마련돼야 한다. 둘째 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갖춰야 한다. 단순히 전산화된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고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SEM의 비전과 미션을 비롯 SEM 제도와 프로세스의 재설계, SEM 정보시스템의 구축은 물론 기업문화 재편까지 모두 대상과제로 삼아 구축돼야 한다. 셋째 강력한 성과 연동보상제도가 도입, 운영돼야 한다. SEM에 의한 경영성과 향상은 이에 연동된 강력한 보상제도에 의해 그 효과가 극대화되므로 보상제도 도입이 SEM 성공을 위한 핵심요인이 된다. 넷째 SEM을 위한 인프라로 관리회계가 구축돼야 한다. SEM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재무회계가 제대로 돼야 하며 관리회계제도가 부실하거나 미비하면 SEM의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다. 무엇보다 SEM은 어느 한 부서의 업무수행을 위한게 아니라 모든 경영진과 현장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관리도구라는 인식이 심어져야 한다. [ 정리=기획취재부 ] --------------------------------------------------------------- 한국경제신문사 주최 세계 9대 컨설팅사 전문가 초청 '불황타개=글로벌 경영전략' 강좌가 오는 9월15일부터 12월8일까지 열립니다. 참가문의 및 신청접수 한국 컨설팅협회 3424-6725,6133(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