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기업인 57% '曹操형' 리더십 선호...한경, 기업인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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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왕건"이 인기를 끌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후삼국 시대의 주인공 왕건과 궁예,그리고 견훤.
드라마에서 각각 독특한 캐릭터의 소유자로 그려지고 있는 세사람 가운데 바람직한 CEO(최고경영자)상(像)을 들라면 기업인들은 누구를 꼽을까.
구성이 비슷한 중국 삼국지의 세 주역 유비(劉備) 조조(曺操) 손권(孫權))과 일본 전국시대의 3대 영웅으로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각각 던진다면 또 어떤 답이 나올까.
한국경제신문이 CEO 72명(대기업 53명,벤처기업 19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왕건(82.7%),유비(52.6%),도쿠가와 이에야스(67.2%)를 바람직한 CEO상으로 손꼽았다.
하지만 벤처기업인들만 따지면 유비보다 조조,도쿠가와 이에야스보다 오다 노부나가를 더 많이 지목했다.
궁예에 대한 선호도도 비교적 높게 나왔다.
벤처기업인들의 선호도는 삼국지 주인공의 경우 조조(57.9%) 유비(36.8%) 손권(5.3%)의 순으로,일본 전국시대 주역은 오다 노부나가(52.6%) 도쿠가와 이에야스(42.1%) 도요토미 히데요시(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후삼국 인물 중에선 왕건이 압도적이었지만 궁예를 꼽은 비율도 21.0%에 달했다.
벤처기업인들이 조조나 오다 노부나가를 많이 손꼽은 이유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시대의 흐름을 읽는 예리한 시각과 발빠른 대응을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스템통합(SI)업체인 KAT시스템의 국오선 사장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데는 덕장(德將)보다는 냉철한 판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CEO가 필요하다"며 조조를 꼽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해진 네이버닷컴 사장은 "요즘 인터넷사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성"이라며 기성질서를 파괴한 오다 노부나가를 바람직한 CEO상으로 제시했다.
오다 노부나가는 일본의 전국시대였던 16세기에 교토(京都)를 중심으로 활약하면서 막부(幕府)를 재건하는 등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일본천하를 통일하는데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기성질서를 파괴하고 새 인물을 등용한데다 도로를 정비하고 검문소를 없애는 등 혁신적인 정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