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대기업도 부실하면 망한다는 것이 IMF 관리체제가 가져다 준 가장 큰 교훈이다" 최흥식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3년간의 금융권 변화에 대해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깨지면서 은행이 수익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고려한 영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와 함께 공적자금 투입과 금융계의 노력으로 하드웨어적인 구조조정은 상당히 진전됐다고 진단했다. 은행권이 대형 합병은행 지주회사그룹 등으로 재편되면서 어느 정도 틀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워크아웃기업 등 부실 채권이 여전히 남아 있어 조기에 정리하는 것이 은행들의 큰 과제"라며 "재무적인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이젠 경영 측면에서 소프트웨어적 변화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고 수익 기반을 다져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금융구조조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구조조정의 목적은 결국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을 만드는 것"이라며 "은행의 민영화도 이런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