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반전으로 치닫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의 향방이 이승엽(삼성)과 호세(롯데)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지난 21일까지 8개 구단이 전체경기(532경기)의 77.5%인 411경기를 마치고 구단별로 29-33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이승엽과 호세는 사실상 MVP 각축 구도를 굳히고 있는 것. 이승엽과 숨막히는 홈런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호세는 타점(90타점)과 출루율(0.509), 장타율(0.716) 등 타격 3부문에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고 홈런(30개)과 타율(0.353)에서도 각각 2위에 올라 있다. 최고의 `파워 배팅'을 자랑하는 호세는 장거리포 타자들에게 부족한 정교한 타격능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이달초에는 홈런 등 공격 5개 부문을 석권하는 괴력을 발휘하며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97, 99년 시즌 MVP에 올랐던 이승엽도 또 한번 `최고선수'의 영예에 도전하고 있다. 21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31호 아치로 홈런더비 단독 선두에 나선 이승엽은 홈런왕 탈환과 생애 3번째 MVP 등극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특히 이승엽은 팀이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 가시권에 들어 있는데다 지난18일 한화전에서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5년 연속 30홈런의 위업을 달성, 호세보다 MVP 투표에서 표를 끌어모을 요인이 많다. 그러나 이승엽과 호세와의 MVP 경쟁의 승부는 결국 홈런왕 다툼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19년동안 홈런왕이 MVP에 오른 것이 10차례나 되고 지난 97년부터 내리 4년간 MVP가 예외없이 홈런왕 몫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는 선수가 MVP 경쟁의 승자가 될 공산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