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루니 < 부회장 >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제성장률은 거의 제자리 걸음이고 상당수 대기업들의 부채비율도 불안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미완성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전형적인 증상이다.


한국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천명했고 실제 몇 가지는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볼 때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구조조정은 한국에만 부여된 특수상황이 아니다.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누적된 산업의 비효율성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82년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무려 16년이 지난 1998년이 되어서야 구조조정을 통한 가치 창출의 결과로 주식시장이 경제수준과 일치하는 상태로 회복되었다.


영국의 경우 1980년대 중반 대처 시대에 구조조정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러시아는 근 1세기에 걸친 공산체제 붕괴 이후 이제 막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철학"을 수십년간 추구해 왔다.


반면 일본은 98년 "거품 경제" 붕괴 이후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 했으며 이로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80년대 초 번영을 구가하던 일본경제의 성장 속도는 완전히 느려졌다.


앞으로 일본경제는 진지한 개혁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없다면 이같은 둔화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구조조정이 일회적 처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단계를 밟아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에서 정부는 방향을 제시할 뿐 실질적으로 고된 작업을 실천해야 할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여기서 우리는 모든 근로자, 중간 관리자, 최고경영진을 의미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부보다는 기업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구조조정 완결이란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작은 언덕들을 넘어야 한다.


지름길은 없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못하면 한국은 영원히 구조조정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