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미국 시장 급락으로 다음주 증시는 주초 약세를 거쳐 주 중반 이후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 시장 불안속에서도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 기대감으로 5일 연속 상승세를 구가하며 31.32포인트 급등했다. 삼성전자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대중주인 건설.은행.증권주로 매기가 폭발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호전시켰다. 그러나 그런대로 하방경직성을 보여줬던 미국 증시가 주말 델컴퓨터의 실적악화와 포드자동차의 감원 발표에 직격탄을 맞아 급락하면서 다음주 국내 증시에 불안감을 드리웠다. ◆불안한 미국증시 오늘 새벽 미국증시는 전날 장 마감후 나온 델컴퓨터의 실적악화와 이날 발표된포드자동차의 대량 감원소식에 흔들리면서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3.31포인트(3.28%), 다우지수는 151.74포인트(1.46%) 급락했다. 나스닥지수가 2,000선에 이어 2차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900선 아래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 4월11일 이후 처음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들어 7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로 경제회생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않아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FRB는 다음주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연방기금금리를 0.25% 내릴것으로 보이지만 증시불안 해소에 큰 약발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금리인하가 아니라 경기회복의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기대에만 머문 유동성 보강 미국 증시의 약세속에서도 국내 증시는 이번주 건설주와 금융주의 선전으로 5일연속 상승, 580선에 올라섰다. 외국인들의 '팔자' 공세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들이저가 대중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기관까지 여기에 가세, 장 분위기를 좋게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번주의 '랠리'는 전적으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초저금리로 은행을 이탈한 자금이 갈곳없이 전전하다 결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이 대중주 매수를 폭발시켰다. 그러나 투신의 주식형상품으로 들어오는 돈은 여전히 미미하고 고객예탁금은 8조원이하에서 맴돌고 있다. 외국인 움직임도 불안하다. 외국인은 지난 8월 6일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보이다 16일과 17일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말 미국 증시 급락으로 다음주 외국인 투자분위기는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580선 지탱 힘겨울 듯 전문가들은 주말 지수상승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미국 증시마저 급락했기때문에 다음주 초반은 조정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아직도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장세의 기대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수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미국증시 불안도 문제지만 580∼600선 사이에 매물의 30% 정도가 밀집돼 있고 지수를 추동할만한 국내적 모멘텀도 부재한 상황이어서 주초조정압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금융주가 단기간에 급등한만큼 중소형주중 상반기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지않는 종목 위주의 차별화 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이번주는 투자자들 사이에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했지만 실제 유동성보강은 없었다면서 미국의 경제지표에서 아직 경기회복의 증거가 보이지않는만큼 다음주는 부담스러운 한 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