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유동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나흘째 상승했다. 16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지난 14일보다 0.20포인트, 0.28% 오른 71.20으로 마감, 지난 10일 이래 나흘째 상승했다. 장중 저점은 69.70, 고점은 71.75였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백워데이션이 완화되기도 했으나 장후반 다시 밀리면서 마이너스 0.40으로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362억원, 비차익 345억원 등 707억원이었고, 매수는 차익 131억원에 비차익 406억원 등 537억원이었다. 외국인은 신규매수를 7,270계약으로 늘리며 605계약을 순매수했고, 투신이 2,933계약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이 1,110계약, 증권이 932계약을 순매도했다. 거래소에서 종합지수는 외국인이 여드레만에 순매수한 가운데 한국전력이 6.5% 급등하고, 건설, 금융주가 상승하면서 지난 화요일보다 3.80포인트 오른 580.95로 마감, 나흘째 상승했다. 장중 넘어서기도 한 581대의 60일선에 닿으며 마쳤다. ◆ 금리·달러 약세 긍정 반영, 나스닥 동조화 약화 = 시장에서는 미국 나스닥지수가 연일 하락하는 데도 불구하고 콜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를 차단벽 삼아 금융주와 건설주가 앞장서며 금융장세 대한 목소리를 돋우고 있다. 특히 시중금리의 4%대로 하락기조를 이어가면서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에 진입, 단기 부동화하고 있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촉발된 금리하락기조가 국제금융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뒤 미국의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심화되자 이제는 달러 약세가 국제 자금흐름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사로 등장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일단 금리하락과 달러 약세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미국 나스닥지수의 하락 영향에 하락세로 출발했던 지수가 상승반전하면서 커다른 양선을 만들어 냈다.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여드레만에 순매수세로 전환했고, 종목이나 업종별로도 대형주 중에서 소외종목으로 인식됐던 한국전력이 최근들어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급등하고 증권, 은행 등 금융주와 건설주가 앞다퉈 상승했기 때문이다. ◆ 유동성 유입이 관건, 주말효과 감안할 때 = 그렇다면 유동성 장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을까. 시장에서는 '좀더 간다'는 쪽의 긍정론에 손을 들어주고 싶어하는 시각이 다수 존재한다. 최근 들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고 미국시장과 움직임을 달리하면서 '우회논리'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현재 자금시장의 금리하락 분위기가 주식시장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주된 근거다. 특히 △ 주가가 비록 단기적일지라도 하락 출발한 뒤 상승 반전에 성공했듯이 장을 받치는 힘이 생각보다 강했고 △ 금융주와 건설주 등 이른바 대중주가 앞장서고 △ 그 연결선상에서 거래량이 5억주를 넘는 등 활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나 주가 동향과는 달리 유동성 기대감에 따라 오르고 있다"면서 "당분간 자금시장 여건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난 나흘간 상승에 따른 단기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KGI증권의 황상혁 선임연구원은 "대중주들의 거래가 활발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단기적으로 장 자체가 강하다"면서도 "그러나 저가메리트가 사라지면서 60일선에 닿는 등 반등탄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 상승에다 주말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보강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일단 고점대에서 물량을 처분한 뒤 시장상황을 감안해 추가 매수 여부를 결정하는 게 나을 듯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유욱재 연구원은 "금융주와 건설주를 축으로 유동성 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나흘 상승하면서 매물벽에 닿으며 상승이 제한되는 모습이어서 600선 돌파를 이루려면 실제 돈의 흐름이 따라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의 장이 △ 경기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오히려 경기후퇴 우려가 늘고 있다는 점 △ 실제 유동성 유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 세계 주가의 약세 동조화에서 한국만 예외일 수는 없다는 점을 들어 유동성 장에 대한 기대감은 결국 버블 붕괴로 종결될 것이라는 경고 목소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