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과거 용산기지 내에서 기름이 유출된 적이 있다고 처음으로 시인했다. 용산 미군기지 시설공병대장인 대니얼 워스 중령은 10일 한국 기자들과 가진 설명회에서 최근 용산기지내 22곳에 관정을 뚫어 기름 유출여부를 조사한 결과 최소한 2곳 이상에서 휘발유 성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워스 중령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용산지역 난방유 저장탱크로부터 연료가 흘러 나왔을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러나 워스 중령은 기지내 기름 누출이 지하철 녹사평역 지하수 오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분석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워스 중령은 과거 기름 누출로 오염된 토지를 발견할 때마다 한국의 법과 규정에 따라 오염된 토양을 제거하고 오염물질을 적절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측의 해명은 지난달 말 주한미군 기지내 13곳의 시추장소에서 모두 9곳이 기름에 오염됐다고 발표한 서울시 조사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김타균 녹색연합 정책실장은 "미군측이 과거 유류 누출로 오염된 토지를 발견할 때마다 적절히 처리했다고 시인함으로써 각종 기름오염 사고를 오래 전부터 은폐해 왔음이 확인됐다"며 "미군기지의 유류오염 실태에 대해 전면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