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일자) 여야 정책협의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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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틀동안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여야 정책브레인들과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가 열린다.
산적한 경제현안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마땅한 해법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지난 5월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여야 의견조율의 장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물론 여야가 경제문제에 대한 기본인식과 해법에서 현격한 입장차이를 보여주고 있어 갈등만 증폭시키고 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머리를 맞대고 숙의한다면 유효한 대안을 찾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치권은 정쟁에 신물이 나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을 명심해 보다 생산적인 토론의 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모임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여야가 다같이 당리당략 차원의 접근을 배제하고 그야말로 경제구조를 튼튼히 하고 민생을 챙긴다는 순수한 입장에서 대화에 임해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소속정당의 입장만 고집하다 보면 정치행사에 그치고 말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고,경제난 타개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책협의회의 논의주제는 다양하지만 특히 경기부양 방식과 기업규제완화 등이 쟁점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감세를 통한 방법이 유효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기업규제는 한나라당이 대폭 완화할 것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 문제 역시 당리당략을 떠나 검토한다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다.예컨대 야당이 지금의 경기불황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이해한다면 추경편성과 재정확대에 반대할 이유가 없고,여당이 경제를 근본적으로 살리는 길이 무엇인가를 숙고해 본다면 기업규제완화에 주저해야 할 까닭이 없다.추경을 선심성으로 파악하고 특히 대선이 있는 내년도 예산을 늘리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식의 정치적 해석을 앞세우는가 하면, 기업규제완화가 재벌개혁의지의 후퇴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또는 재벌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으니까 하는 식의 명분에 얽매인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여야 공히 경제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책수단과 방법을 논하기에 앞서 모든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기록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부터 직시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