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여수공항 결항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8일 "여수공항을 운영하는 공항공단 여수지사의 착륙 유도장치 보수가 지연돼 상당기간 파행 운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공항공단측이 고장난 착륙유도장치인 로컬라이저(Localizer)의 부품(칩)을 지난6일 미국에서 공수받아 보수작업을 벌였으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사실상 보수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 장치를 설치한 미국 회사측의 예비운영카드가 도착하거나 기술자가 파견돼야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최소한 1주일 이상 파행운항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한항공은 로컬라이저 고장으로 북쪽 방향에서 착륙하는 항공기의 경우 공항상공에서 선회비행을 해야 하는데 사규에 이를 금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남쪽에서 착륙하는 항공기만을 운항시키고 있다. 일부 여객기의 결항이 장기화되자 이용객들은 "장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공단측이나 다른 유도장치를 이용해 이.착륙이 가능한데도 사규를 내세워 운항을 기피하는 대한항공 양측에 모두 문제가 있다"며 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여수는 서울과 멀리 떨어져 항공기 이용객이 많은데다 요즘이 여름철 성수기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항공기 결항에 따른 불편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대한항공측에 정상운항을 촉구했다. 한편 매일 12편(서울 10편, 제주 2편)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대한항공은 이 장치고장 이후인 지난달 25일부터 7일까지 서울 79편과 제주 20편을 결항시켰으나 아사아나항공은 10편(서울)의 항공기를 모두 정상운항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여수출장소와 공항공단 여수지사측은 "악천우 때라면 몰라도 평상시 여수공항 선회비행에 따른 위험부담은 없다"며 "사규에 따른 것이라지만 이번같은 장기결항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여수=연합뉴스) 최은형 기자 ohcho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