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을 비롯해 랴오닝성(遼寧省)의 선양(瀋陽)과 지린성(吉林省) 옌볜(延邊) 등지에 부는 한국 가요와 드라마의 인기,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을 국내 위성TV가 선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접시 위성안테나만 달면 한국의 KBS 위성1,2TV와 MBC, SBS등 국내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이 접시 위성안테나의 설치비는 중국 인민폐로 4천위앤(미화 500달러)으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불법으로 세워 한국 TV를 시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도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랴오닝성 선양시만 하더라도 웬만한 가정에는 접시 위성안테나가 설치돼 있다는 것이 현지 여행가이드 권상길(32)씨의 설명이다. 권씨는 "최근 선양시에서는 드라마 `로펌'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며 "젊은층들은 HOT와 베이비복스를, 장.노년층들은 태진아, 설운도, 현 철 등이 스타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선양시내 `코리아 타운'인 서탑거리에는 HOT의 사진이 붙은 사진이 곳곳에 나붙어 있으며, 큰 상점에는 HOT 스티커 사진기들이 즐비하다. 이같은 사정은 조선족 밀집지역인 옌볜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옌지(延吉)시 번화가에서는 청소년들이 HOT의 멤버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경우가 흔하며, 성인들도 노래방에서 태진아와 현 철의 노래를 부르는데 익숙해 있다.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족(漢族) 뿐아니라 조선족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HOT의 헤어스타일과 힙합패션을 따르는 게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채널V 코리아'가 개국되면서 국내 스타들의 음악이 현란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소개돼 중국내 10대 청소년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한 조선족 여행가이드는 "한류열풍이 일면서 중국내 한국 마니아들이 급증했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가수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한국관광을 떠나는 청소년들도 있다"고 전했다. (선양.옌볜=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