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4%대로 떨어지는 등 초저금리시대가 도래하면서 증시에서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기술적 반등국면을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이 랠리국면으로 이어질 경우 시중자금이 빠른 속도로 증시로 유입되면서 유동성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회복 징후라는 외부적 호재나 현대투신 및 대우차 매각 등의 내부적인 모멘텀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환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금리시대가 도래하면서 먼저 채권금리가 떨어지게 되고 채권시장 활성화는 간접자본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투신사들의 수탁고가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고정 금리가 낮다보니 리스크를 무릅쓰고서라도 변동성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으며 이는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최근 금리 인하는 증시의 기술적 반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번 기술적 반등이 랠리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기회복 징후 등이 가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은행 수신금리가 인하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돈이 채권시장으로 몰려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2.8%포인트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은행의 이자 수입과 당기순이익이 늘어나 은행주들이 가장 먼저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또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는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며 당연히 부채 비율이 높은 건설주들의 수혜도 예상되며 증시 활성화 기대감으로 증권주들도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의 경우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가 오르는 교과서적인 논리가 들어맞았지만 최근에는 금리의 움직임이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상무는 "이론적으로 주가와 금리는 상호 반비례 관계지만 최근에는 금리 변동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제로금리지만 주가는 못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그러나 미국의 경우 지난 99년 6월부터 금리를 올려 9개월 뒤 주가가 떨어졌다"면서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올 1월부터 9개월 뒤인 9월이나 10월부터는 랠리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