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전산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스탠더드 제품을 써야 하지만 CRM(고객관계관리)만은 "한국형"이 필요합니다" CRM 컨설팅업체인 D&I컨설팅의 장동인(48)사장은 한국형 CRM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다. 외산 CRM은 국내 현실과는 괴리되는 측면이 많아 한국 실정에 맞는 CRM이 보급돼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오라클의 컨설턴트로 일해왔고 세계적 CRM업체인 미 시벨사의 한국지사장을 거쳤기에 그의 "한국형 CRM론"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장 사장은 외국산 CRM은 가격이 비싸고 불필요한 기능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또 고객에 대처하는 프로세스도 한국기업들의 상황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국내기업들은 외국기업과는 달리 부정확한 고객정보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산 CRM의 도입은 고객관리업무를 패키지에 꿰맞추는 식이 될 수 밖에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직원들을 외산 패키지 제품에 꿰맞출수는 있지만 고객들에게까지 맞추라고 할 수는 없다"며 "외산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 위주의 하향식 CRM 구축방법은 국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가 내세우는 CRM구축 전략은 소위 "미들 업다운"방식이다. 우선 기업이 보유한 고객데이터로 캠페인을 실시하고 그 반응을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마케팅전략과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것. 또 영업 마케팅 콜센터 인터넷 등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을 하나로 통합해야한다고 말한다. D&I컨설팅은 한국형 CRM 구축 사업을 위해 최근 이네트와 제휴를 맺었다. D&I컨설팅이 컨설팅을 맡고 실제 시스템 구축은 이네트가 담당하게 된다. 그는 "ERP(전사적자원관리) DB(데이터베이스) SCM(공급망관리) 등의 분야와는 달리 CRM 시장에서는 아직 강자가 없다"며 "한국형 CRM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석권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