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60) 감독이 '이웃집 토토로'의 국내 개봉(27일)에 때맞춰 한국을 찾았다. 하야오는 '미래소년 코난''원령공주''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반딧불의 묘'등 주옥같은 애니메이션들로 사랑받은 주인공. 양털처럼 하얀 머리,두터운 검정눈썹,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친근한 인상이 꼭 만화 속 캐릭터를 닮았다. 그는 25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토토로는 어린시절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은 작품"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토토로'가 제작된 지 13년 만에 한국에서 개봉된다.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영화는 본 사람의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저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토토로를 나름대로 즐겨 주었으면 한다" -작품마다 환경과 자연에 각별한 애착을 보여왔는데. "인간은 자연과 어우러져 살 수밖에 없다. 모든 자연에는 혼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나의 작품들은 그런 생각에 형체를 부여한 것이다" -평생을 애니메이션에 바쳐왔는데. "38년 동안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살아왔지만 애니메이션 작업은 늘 괴롭다. '힘든 일은 언젠가는 끝난다'라는 좌우명으로 감내해왔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문제로 한·일 양국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본 정부가 역사교육이나 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해 바람직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양국간 문화교류는 계속되었으면 한다" -최근 일본에서 개봉된 신작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의 흥행성적이 좋다고 들었다. 앞으로의 작품계획은. "'센과 치이로…'를 만들 때 외주 제작업체인 한국의 DR무비의 도움이 컸다. 이 작품은 1천4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원령공주'보다도 흥행성적이 좋다. 지브리스튜디오가 세울 애니메이션 미술관에서 상영할 단편작품 3편을 기획중이고 그중에 1편 제작을 이미 끝냈다. 장편에 또 도전한다는 구체적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