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설비투자 급랭의 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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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기업설비투자가 급랭하리라는 전경련의 조사결과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내수위축 등을 감안하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 추세나 파장 등을 고려해 본다면 매우 걱정스러운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집중되는 것이 과거의 패턴이었던 점에 비춰 볼 때 상반기에 비해 설비투자규모가 2.8%나 감소하는 올 하반기의 투자위축은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수 있다.
더구나 전경련이 동일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초에는 올 설비투자가 작년 수준에 버금갈(-0.3%) 것으로 나타났으나 하반기 조사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9.2%나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데 대해서도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경기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짙어지고 그에 따른 투자의욕도 급랭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염려스러운 점은 투자위축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이다.
설비투자 감소는 당장의 기업경기 악화와 성장둔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성장잠재력 기반을 무너뜨릴 여지가 크다.
물론 성장잠재력 확충이 설비능력의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불황일수록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한 합리화투자 확대가 더욱 절실하다.
이번 전경련 조사에서도 그같은 특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전체적인 규모면에서 아직도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또 기업구조조정의 촉진을 위해서도 투자 확대는 필수적이다.
구조조정이 인원감축 등 규모의 축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사업구조의 재편과 성장산업으로의 이행까지를 포함한다고 보면 그에 따른 투자활동도 왕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결국 투자급랭이 구조조정의 지연을 예고하는 것이라면 문제다.
따라서 우리는 가능한 범위내에서라도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최대한 늘릴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하반기 시설투자 활성화의 최우선과제로 세제지원 강화와 투자재원조달 원활화를 들었고,그 다음으로 정부규제 완화와 저금리 유지 등을 건의했다.
정책당국이 특히 유념해야 할 과제들이다.
그러나 정책대안을 강구하기에 앞서 모든 경제주체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기업의욕을 북돋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기를 꺾어놓고 경제회생을 기대할수는 없는 일이다.
이구동성으로 건의한 산업현장의 법치주의 확립은 무엇보다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