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정보화, 외형보다 내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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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정보화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연령별 소득수준별 정보화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한국전산원의 분석은 앞으로의 정보화 방향과 관련,적지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국전산원이 '2001 국가정보화 백서'에서 밝힌 정보화지수로 본 2000년 한국의 정보화 수준은 비교대상 50개국 중 17위에 머물러 홍콩(11위) 대만(12위) 일본(16위) 등 아시아 주요 경쟁국보다 여전히 뒤지고 있지만 그래도 98년부터 매년 두단계씩 상승하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98년 미국의 36%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가 2년만에 미국의 81% 수준에 육박,인터넷 이용자 수에서 세계 5위권에 진입했고 이동통신 가입자 수도 2천9백만명으로 8위에 올랐다는 것은 적어도 정보화의 양적 팽창 속도만큼은 정보선진국들로부터 부러움을 살만한 일이다.
그러나 연령·학력·소득·직업간 정보화 격차는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 정보화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보화가 지나치게 이익 중심,상업 중심으로 흐르다보니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아무리 훌륭한 정보고속도로를 닦아놓아도 정보지불능력이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의 갈등과 격차만을 심화시킬 뿐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정보화의 양적 확대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정보민주화'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또 1천5백만대의 PC가 보급돼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느정도 활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조사에서는 주로 게임이나 문서작성 등에 사용이 한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세계에서 PC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무색케 한다.
PC보급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PC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정보화의 관건임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아울러 최근 미국 영국 등 정보선진국들의 정보화정책 방향이 국민 정보이용능력 향상과 정보이용환경 정비 등을 통한 내실화에 모아지고 있음을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정보화 정책은 공급자 중심적이고 기술편향적 정책위주로 시행돼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요 확충과 이용자 중심으로 정책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정보화보다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민간 주도의 정보화로 옮겨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