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州)의 한 생명공학 회사가연구용 줄기세포(stem cell)를 얻어내기 위해 인간 배아(胚芽) 복제작업에 착수,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우스터시(市)의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 오브 우스터사(社)는 최근 동물세포를 이용한 1년여의 예비연구를 마치고 인간배아 복제를 위한 일련의 실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실험이 성공할 경우 복제기술을 통해 인간의 단일세포를 배아로 만드는 최초의 연구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연구는 지난 98년 한국에서도 시도된 것으로알려졌으나 그후 실험이 계속되지 않았고 연구성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11일 버지니아주(州) 뉴포크의 존스 생식의학연구소는 기증받은 난자와 정자로 인간 배아 수십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복제가 아니라 시험관 수정방식(IVF)을 통한 연구여서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셀 테크놀로지 오브 우스터는 저명한 생명과학 교수들을 위촉해 독자적인 윤리자문 위원단까지 구성한 뒤 공개적으로 인간 배아 복제작업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 회사의 마이클 웨스트 사장은 "과학 전문지에 연구결과가 발표돼야 한다"고 언급을 피하면서도 이번 연구의 목적이 결코 인간 자체를 복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 윤리자문단 소속 과학자들도 이번 연구가 도덕의 경계를 침범할 가능성이 극히 적고 치료 목적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셀 테크놀로지측의 실험 구상은 인간의 단일 세포를 떼어내 유전자를 제거한 난자와 섞은 뒤 배양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복제된 배아 자체는 파괴되고 대신 연구용 줄기세포를 얻어낸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윤리자문 위원단을 이끌고 있는 로널드 M.그린 다트머스 대학 교수는 "예전에는 배아가 자연 착상을 통해서만 생겼으나 이제는 여러 방법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로 야기될 논란을 굳이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특히 연구상 보안을 위해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고 연구소 주변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민감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부시 행정부가 모든 형태의 인간 배아 연구에 연방기금 지원을 일절 금지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적잖은 논란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