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내림세로 전환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신흥시장의 위기감을 반영한 역외매수세가 잠잠해진 틈을 타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일방적인 달러매수나 매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 거래에 조심스럽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28분 현재 전날보다 1.50원 낮은 1,307.3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장초 전날에 이은 역외매수세의 출현으로 1,312.50원까지 고점을 높인 환율은 추격 매수세가 따라주지 않고 1,310원선을 매도 타이밍으로 본 업체들의 물량 공급에 밀렸다. 역외에서도 차익실현매물을 내놓고 국책은행에서도 물량 공급에 나섰다. 역외와 국내 세력간의 수급공방전으로 돌입하고 있는 태세다. 시장거래자들간에 단기간에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달러/엔 환율은 개장초 124.10엔대까지 가라앉았다가 서서히 반등 124.30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원의 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주식 순매도에 초점을 맞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0억원, 12억원 주식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세력이 개장초의 강한 매수세를 접고 차익실현에 나선데다 국내 업체의 네고물량이 함께 가세했다"며 "이런 분위기가 오후까지 이어져 롱처분 물량까지 가세하게 되면 1,300원대 초반까지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으로 인해 아래쪽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며 "아직 달러사자(비딩)이 죽어 있지는 않으며 역외세력과 국내 거래자간 수급 공방이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외매수가 멈추면 1,305∼1,306원까지 가능하고 위쪽으로는 제한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보다 1.30원 낮은 1,307.5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07.20원에 내려선 뒤 반등하기 시작, 9시 34분경 1,309원을 기록해 오름세로 전환했다. 달러/엔이 124엔대 초반까지 가라앉고 국내외 증시가 상승한 것을 반영했으나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315.50원까지 올랐고 이내 역외매수세가 재개된 것에 예민해졌다. 이후 환율은 오름폭을 확대, 9시 56분경 고점을 1,312.50원까지 높인 뒤 한동안 1,311원선에서 거닐다가 매물벽에 부딪혀 저점을 1,307원까지 내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