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말「조선일보」와「월간조선」에 의해 색깔논쟁에 휘말린 뒤 대통령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에서 물러났던 최장집 고려대정치외교학과 교수가 1년반 만에 당시 상황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9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교수는 지난 5월 16일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손승연씨로부터 e-메일을 통해 당시의 대응자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약 2주일 뒤 A4용지 8장 분량의 답신을 보냈다. '대학생 손씨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이 답신에서 최교수는 "당시 조선일보의 주장은 냉전반공주의의 이념 이외의 다른 이념을 갖는 개인, 그룹, 부문은 정치과정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배제의 이념이며,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발상"이라면서 "한국사회에서 냉전 반공주의의 기득구조를 가장 전투적이며 도덕십자군적으로유지하고자 하는 이데올로기 부문을 극우라고 말할 때 조선일보는 그 중심에 위치한다"고 지적했다. 최교수는 또 "한국의 거대 언론이 족벌적 위계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유주의 전권 하에서 운영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거대언론이 공익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언론사 또는 사주의 사익을 사회화하는 것 이상이 될 수 없으며,언론자유 또한 사익을 실현하는 자유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