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中 공산당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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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엔타이의 한국 투자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티엔(전.35) 과장은 일 잘하고 정직하기로 유명한 모범사원이다.
한족인 그는 영업.재무 팀장을 맡을 만큼 사장의 신임을 얻고 있다.
티엔 과장의 이력서에 한가지 특징이 있다.
공산당원이라는 점이다.
그는 당 가입을 위해 대학 때 2년여에 걸쳐 자기생각을 담은 글을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했다.
수 차례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후 비로소 공산당에 가입할 수 있었다.
자기 친지를 지구당 당원으로 끌어들이는 우리나라 정당 조직과는 다르다.
현재 중국 공산당원은 약 6천5백만명. 공산당원들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기에 해당 분야에서 엘리트로 인식된다.
그러기에 그들은 "인민을 위해 일한다(위인민복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선민의식에서 나온 일종의 프라이드이다.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의 근본 원인을 공산당에서 찾는다.
공산당은 지난 20년 동안 국가 에너지를 모아, 이를 경제성장에 쏟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1일로 80살을 맞은 공산당이 건강체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유지 비결은 자기정화 능력이다.
공산당은 연경화(연령낮추기) 정책을 통해 젊은이를 승진시켜 신선한 피를 공급받는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직위를 막론하고 숙청을 단행하고 있다.
당 지도층은 과학기술전시회 연구소 첨단제품공장 등을 수시로 드나들며 "젊은 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공산당이 중국을 효율적으로만 이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50년대 대약진운동의 실패, 60년대 문화대혁명, 지난 89년 텐안먼사태 등이 그 단적인 예다.
정권투쟁, 자기정화 능력의 상실 등이 원인이었다.
다른 정치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공산당의 불안은 곧 중국의 위기로 연결됐다.
중국은 이를 감안, 지방 하급선거에 자유 선거제를 도입하는 등 조심스럽게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공산당의 독재를 견제할 만큼 영향력 있는 정치단체의 출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산당에 중국의 미래를 걸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중국 정치의 딜레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