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 속에서 치러진 제1회 타이거풀스 토토여자오픈(총상금 1억5천만원)은 결국 '오버파 우승자'를 냈다. 그것도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가 정상에 올랐다. 국내 여자오픈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정상에 오르기는 지난해 5월 한솔레이디스오픈(신현주 우승) 이래 1년여 만의 일이다. 국가대표 상비군인 임성아(17·세화여고2)는 29일 경기도 용인 아시아나CC 동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오버파 76타를 기록,3라운드 합계 1오버파 2백17타로 2위권을 1타차로 제치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임은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에 우승상금(2천7백만원)은 프로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천미녀(34)에게 돌아갔다. 이 대회는 '톱10' 중에 3명이나 될 정도로 아마추어가 강세를 보였다. 최종일 난코스에다 쉬임없이 내린 비와 짙은 안개까지 겹친 최악의 날씨,7주 연속 열린 대회로 드러난 체력적인 한계 등으로 선수들은 홀마다 인내력을 시험받아야 했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이선희(27·친카라캐피탈·제일CC)가 이날 무려 7오버파 79타로 무너진 데서 보듯 선두권들은 무더기로 오버파를 쏟아냈다. 임성아는 13번홀까지 파행진에 성공한 게 우승 원동력이었다. 임은 체력이 떨어지면서 14번홀 보기에 이어 마지막 3개홀에서 모두 보기를 범했음에도 경쟁자들의 실수로 정상에 섰다. 천미녀는 18번홀에서 세컨드샷이 워터해저드 말뚝 옆에 떨어진 뒤 서드샷마저 그린을 오버,'4온2퍼팅'으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임성아와 동갑내기로 세화여고 동기생인 김주미는 3라운드 데일리베스트인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2오버파 2백18타로 천미녀와 공동 2위에 랭크됐다. 서아람(28·칩트론)은 4오버파 2백20타로 공동 6위에 올라 올해 열린 8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드는 강세를 보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